- 경기력 비판에도 실용전술 효과
전통의 강호 네덜란드가 ‘지루한 경기’라는 비판을 딛고 묵묵하게 8강행을 확정지었다.
4일 0시(한국시간)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킥오프한 네덜란드와 미국의 16강전에서 네덜란드가 3-1로 대승을 거뒀다. 전반 10분 터진 ‘에이스’ 멤피스 데파이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양쪽 윙백 달레이 블린트, 덴젤 둠프리스가 각각 전반 45분, 후반 36분에 골을 신고했다. 미국은 후반 31분 하지 라이트가 득점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역부족이었다.
‘토털사커’의 원조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2승1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결과와 달리 ‘경기가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원이 공수를 지원하는 역동적인 토털사커와는 달리 루이 판 할 감독이 수비 지향적인 실용적인 전술로 경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에콰도르와의 A조 2차전을 평가하며 “판 할 감독과 네덜란드라는 이름만 아니었다면 이 축구를 ‘구석기 축구’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꼬았다. 네덜란드 일부 팬들이 대표팀의 경기력에 화났다는 말을 전해 들은 뒤에 판할 감독은 “경기가 재미없다면서 왜 집에 가지 않느냐”고 공격적으로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결과로 비판을 침묵시켰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전) 후반 대부분을 네덜란드는 위험성이 없는 실용적 축구를 펼쳤는데, 이는 최근 판 할 감독의 상징이 된 축구”라며 “이 축구로 판 할 감독이 친구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승리는 챙긴다”고 평가했다.
이날 승리는 네덜란드의 두 윙백에게도 의미가 컸다. 오른쪽 윙백 덴젤 둠프리스는 1골 2도움, 왼쪽 윙백 달레이 블린트는 1골을 각각 기록했다. 3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둠프리스는 네덜란드 역사상 세 번째로 월드컵 한 경기에서 3골 이상에 관여한 선수가 됐다.이전엔 요한 크라위프(1974년)와 로프 렌센브링크(1978년 대회 두 차례)만 이뤘던 대기록이다. 결승골의 주인공 블린트는 네덜란드 월드컵 출전 사상 최고령 득점자 2위(32세 269일)에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