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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우용의 월드컵 원정기] 목이 아팠지만 행복한 2주

  • 반우용 전 붉은악마 의장
  •  |   입력 : 2022-12-06 1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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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원정 16강’이라는 결과에 우리 모두는 흥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은 내지 못할거라는 비관적인 생각도 했었기에 16강 진출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를 낸 월드컵입니다.

브라질과의 16강전을 앞두고 브라질팬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반우용 씨 제공
저는 조별경기 3경기 후 목이 완전히 잠겨 주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회복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미국에서 직장생활하며 합류했던 멤버 3명은 이미 미국으로 돌아갔구요. 한국에서 온 붉은악마들도 3차전까지의 일정으로 왔기에 대부분 16강전을 앞두고 귀국했습니다. 반대로 16강 진출 이후 한국에서 도하로 오는 응원단은 거의 없습니다. 짧은 시간에 경기장 출입 카드를 만들어야 여전히 비싼 항공편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16강전이 열린 날(현지시간으로 5일 밤) 함께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다같이 식사를 한 후 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처음 이용하는 경기장이지만 저는 지난 프랑스와 덴마크의 경기를 이곳에서 봤기에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브라질과의 16강전을 앞두고 974 스타디움 앞에서 우리 응원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반우용 씨 제공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브라질 축구팬들이 엄청 많이 왔습니다. 조별리그 3경기에는 대한민국 축구팬들이 예상 외로 많이 왔는데 이번 경기는 거의 브라질의 홈경기 수준이었습니다. 경기장이 온통 노란색 물결이었습니다. 브라질 팬들은 우리와 달리 조별리그 이후 경기장을 찾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하지만 붉은악마는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일당백’으로 응원에 임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쉽게 실점을 했습니다. 첫 실점 후 곧바로 페널티킥을 허용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몸이 너무 무거워보였고 상대적으로 브라질의 기량은 정말 뛰어났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조별리그에서 모든 체력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브라질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순간 1998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경기장이 온통 오렌지색으로 뒤덮혔고, 그 경기에서 우리는 무기력하게 0-5로 패했습니다.

브라질과의 16강전이 펼쳐진 974 스타디움에서 응원하는 모습. 반우용 씨 제공
아쉬움이 많지만 우리 대표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정말 투지 넘치는 경기를 보여줬고 12년만 두 번째 원정 16강이라는 업적을 이뤘으니까요.

지난 2주간 정말 행복했습니다. 월드컵이라는 전세계 축구팬의 축제에서 후회 없이 즐기고 함께했습니다.

이제 저는 오늘(6일) 밤 늦은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도하의 기적’ 그 행복했던 순간을 영원히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면서 4년 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에도 꼭 참여하리라 다짐합니다.

반우용 전 붉은악마 의장
부족하지만 저의 월드컵 소식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4년 후 2026북중미 월드컵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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