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직 1경기당 평균 1만3774명
- 직장인 야구 보러 ‘칼퇴 신드롬’
- 타 구단들 “더 잘해달라” 응원도
“요즘 롯데 경기 보는 맛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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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이 팬들로 가득 차 있다. 이날 사직구장은 전석(2만2990석)이 매진됐다. 이원준 기자 |
경기도 평택에서 직장을 다니는 부산 출신 회사원 이준모(29) 씨는 최근 퇴근 후 곧바로 귀가하는 버릇이 생겼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TV를 통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시청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부산시민이라 어릴 때부터 롯데 팬이었는데, 지난 몇 년간은 ‘꼴데’라 거의 야구를 보지 않았다”며 “그런데 요새 롯데가 너무 잘해 경기를 보기 위해 약속도 잡지 않고 곧장 집으로 퇴근하고 있다. 부산에 내려가면 꼭 사직구장부터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시즌 초반 강세를 보이자 직장인 사이에 ‘칼퇴근’ 트렌드까지 생기는 등 KBO리그가 들썩이고 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사’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프로야구가 외면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지만 롯데가 ‘반짝’ 성적으로 불식시키고 있다.
21일 KBO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191 경기 만에 200만 관중(207만 1740명)을 돌파했다. 이는 10개 구단 체제 이후 5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올 시즌 100만 관중 달성 후 200만 관중 돌파까지 90경기가 걸렸는데, 2017년(71경기) 2016년(77경기) 2018년(83경기) 2015년(86경기)에 이어 5번째로 빨랐다.
특히 최고 인기 구단인 롯데가 한국 야구의 흥행 돌풍을 견인하고 있다. 전석 매진됐지만, 비로 인해 경기가 열리지 못한 어린이날 시리즈(5월 5일~7일)를 포함하면 사직구장에는 총 22경기 30만 3037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1경기당 평균 1만3774명인 셈이다. 또 주중 5경기가 포함된 최근 8경기에서도 평균 관중이 1만 명이 넘었다.
이 같은 관중 동원은 롯데의 원정 경기가 열리는 구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는 지금까지 모두 17번의 원정 경기에서, 22만 4106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다른 경기는 홈 팬이 관중석의 대부분을 채우기 마련인데, 롯데만은 예외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12일~14일 수원에서 열린 kt전에서는 관중석의 절반 가까이에서 롯데 팬들이 부산갈매기를 ‘떼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야구 흥행을 위해 타 구단의 선수들까지 롯데 구단을 응원하고 있다. 지난 20일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SSG 김광현은 “롯데가 팬이 많고 열정적이다 보니 우리 선수들끼리도 ‘롯데가 잘해야 한다’는 말을 장난처럼 하곤 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야구의 인기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올 시즌 초 롯데는 줄곧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 중이다. 지난 4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2008년 이후 15년 만에 9연승을 달성했고, 11년 만에 리그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5월 중순까지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롯데가 ‘봄데’를 넘어 이 같은 성적을 유지한다면 리그 전체 흥행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