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 리틀야구도 이젠 엘리트체육이다

  • 백창훈 기자 huni@kookje.co.kr
  •  |   입력 : 2023-08-01 19:25:03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전용구장 없고 기반시설 열악
- ‘구도 부산’ 걸맞는 정책 필요

“명색이 ‘구도(球都)’ 부산인데, 아이들을 위한 전용구장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지난 4월부터 3개월에 걸쳐 부산지역 리틀야구단 14곳을 모두 훑었다. 미래 한국야구를 이끌 유망주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감독과 학부모들의 입에서는 희망 섞인 얘기보단 푸념이나 성토가 더 많이 나왔다. 아이들은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구슬땀 흘리는데, 정작 지자체에서는 제대로 된 전용구장 하나 지어주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일부 감독과 학부모는 전용구장 부재에 관한 기사를 써보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주문할 정도였다.

실제 부산 리틀야구의 현주소는 열악했다. 14개 구단 중 수영구와 강서구만 시설 사용료를 내지 않는 전용구장을 갖추고 있었다. 그나마도 주변 환경이나 접근성이 좋지 못했다. 수영구의 경우 민락수변공원 한복판에 구장이 있다. 겉으로 봤을 땐 탁 트인 전망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아이들의 땀을 식혀줘 그야말로 ‘명당’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지금이야 공원 내 음주금지 조처로 조금 나아졌지만 취재 당시에는 ‘술변공원’ 그 자체였다. 행락객이 전날 마시고 간 술병을 비롯해 일회용품들이 구장 주위로 나뒹굴었다. 아이들은 이를 애써 무시한 채 훈련에 매진했다.

강서구의 사정은 조금 나았다. 4년 전 지역의 공터에 전용구장을 세웠다. 내·외야 펜스는 물론 별도의 배팅 훈련장과 장비 보관실까지 알차게 만들었다. 야구 명문 경남고를 나온 전임 구청장의 배려였다. 그러나 신설 구장에도 문제점은 있었다. 떨어지는 접근성이다. 구장이 있는 곳은 미음지구 산업단지 내로, 도심과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 곳이었다. 주변은 수풀로 우거져 있고, 도로에는 물류창고로 향하는 대형 화물차량만 내달렸다.

올해 초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취재를 위해 일본 오키나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거리를 걷다 심심찮게 돔구장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부산의 현실과 정반대였다.

열악한 환경 탓에 해체에 직면한 구단도 있다. 남구와 사하구 리틀야구단이다. 이들 구단에는 선수반에 소속된 아이들이 2명뿐이다. 특히 사하구리틀야구단의 경우 남아 있는 선수반 아이들이 모두 올해 중학교에 진학했다. 리틀야구 규정상 중학교 1학년 1학기까지만 리틀야구에서 뛸 수 있다. 이달 말까지 회원을 찾지 못하면 선수가 없어 전국대회 출전이 금지되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에 감독도 구단 해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 구단이 사라지면 동구에 이어 회원 감소에 따른 두 번째 해체 사례가 된다.

숫기가 없는 부산의 아이들은 “야구가 왜 좋으냐?”는 질문에는 수다쟁이로 변했다. 야구가 좋은 이유가 수백 가지였다. 야구에 대한 아이들의 열정이 하늘을 찌르는데, 정작 전용구장 하나 없는 지역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백창훈 스포츠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상어 ‘부캉이’ 33일 만에 수로 벗어나…유도작업 종료
  2. 2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3. 3‘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4. 4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5. 5‘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8. 8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9. 9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10. 10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4. 4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5. 5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6. 6'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7. 7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8. 8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9. 9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10. 10李 대통령, AI에 물었다…“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불가는 억지”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4. 4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5. 5"세무조사 때 금품·향응 수수"…국세청 직원 5년간 31명 징계
  6. 6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7. 7올해 부산 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다'…1년새 2만5000명↑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10. 10“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1. 1상어 ‘부캉이’ 33일 만에 수로 벗어나…유도작업 종료
  2. 2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3. 3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4. 4‘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5. 5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8. 8[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9. 9‘부캉이’ 수로 출구 부근까지 유도…그물 주위 맴돌며 바다로 안 떠나
  10. 10“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