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키움전 나홀로 3안타 4출루
- 7월 1군 콜업후 8월 타율 0.529
- 부진한 전준우 대신 주전 굳히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는 국내 최고 타자로 꼽히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는 없지만 ‘바람의 손잔’ 이정훈이 있다. 이름만 비슷한 게 아니다. 실력도 닮아가고 있다. 이정훈은 최근 4경기 7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지명타자로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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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훈이 지난 6일 사직 SSG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는 지난 9일 고척 키움전에서 8-10으로 졌다. 전날 2연승을 내달린 게 무색하게 곧바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다. 결정적인 3번의 수비 실책으로 대량 실점의 발판을 마련했고, 마운드 운영도 쉽사리 이해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과는 있었다. 지명타자 이정훈의 발견이다. 이 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11개의 안타를 쳤는데, 그중 3개의 안타는 이정훈에게서 나왔다. 그의 이날 최종 성적은 4타수 3안타 1볼넷 1득점으로 4출루에 성공했다. 이정훈은 1회 첫 타석부터 우익수 안타로 롯데 공격의 선봉에 섰고, 5회 3번째 타석에서는 김민석에 이은 연속 안타를 쳐 팀의 만루 기회를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네 번째 타석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때려냈으나, 후속 두 타자가 뜬공과 병살타로 물러나며 빛이 바랬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팀의 만루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이를 발판 삼아 롯데는 1이닝에 무려 5점이나 뽑아냈다.
이정훈은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타격 비결이 ‘과감함’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타격할수록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흥식 타격 코치님과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며 “(제가) 타격할 때 중심을 몸 안쪽으로 밀고 나가는 게 있는데, 그런 식으로 꾸준히 한다면 앞으로도 잘할 거라고 말해 주셨다”고 전했다.
이정훈과 박 코치는 각별한 사이다. 2017년 2차 10라운드 94순위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정훈은 올해 롯데로 이적했다. 박 코치는 이정훈과 KIA에서 한솥밥을 먹었는데, 이때 박 코치가 이정훈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이후 롯데에서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그 이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이정훈은 지명타자로 주로 나서 놀라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7월 11일 1군에 콜업된 이후 15경기 타율 0.429, 1홈런, OPS 1.043의 성적을 작성했다. 8월 경기로 좁혀보면 8경기 타율 0.529로 이 부문 리그 1위다. 이정훈 밑으로 나성범(0.519·KIA), 황재균(0.517·kt), 구자욱(0.500·삼성) 등이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이정훈은 사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데뷔 이래 3시즌 동안 1군 무대에 나선 건 14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대부분의 시간을 2군 리그에서 보냈다.
이에 따라 포지션도 과감히 바꾸었다. 당초 포수였지만, 포수 마스크를 던지고 최근 1루수나 외야수로 전향했다. 이정훈은 “이제 포수는 완전히 잊었다. 외야수에만 집중하려 한다”며 “지금 1군 기회가 매우 소중하기 때문에 매 타석 그냥 흘려보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훈이 이같은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부진한 전준우 대신 주전 지명타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