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럭비가 아시안게임(AG)에서 17년 만에 은메달을 획득했다. 척박한 환경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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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럭비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근 감독이 이끄는 한국 7인제 럭비 대표팀은 지난 26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 창첸 캠퍼스 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AG 홍콩과의 결승에서 7-14로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럭비가 AG에서 은메달을 딴 건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으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비록 목표로 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정말 잘 싸운 경기였다. 홍콩은 선수 대부분이 중국계가 아닌 귀화한 서양인으로 체격이나 힘에서 우리나라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다. 일본과 함께 아시아 최강으로 꼽힌다. 대부분 전문가가 홍콩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신체적 조건의 열세를 투지와 팀워크로 버텼다. 전반 시작 후 7분가량 흐른 시점에서 트라이(5점)와 컨버전킥(2점)을 내줘 한 번에 7실점한 대표팀은 후반 초반에도 한꺼번에 7점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3분이 채 되지 않아 ‘에이스’ 장용흥이 트라이를 성공한 데 이어 김의태가 정확하게 컨버전킥을 차 7점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홍콩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 럭비는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의 강국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2006년 도하 대회 은메달 이후 이번 대회 전까지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여기에다 ‘비인지 종목’의 설움이 더해져 오랫동안 럭비는 국내에서 ‘잊혀진 종목’이 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 구성도 쉽지 않았다. 2004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필드를 누빈 최고참 박완용(39)은 지난해 11월 은퇴하고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가 이 감독의 요청에 따라 대표팀에 복귀했다. 한건규(36) 등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베테랑이다.
이명근 감독은 “럭비는 국내에서 관심을 받지 못한다. 아시안게임 또는 올림픽 예선에서만 잠시 주목을 받는다”며 “국민이 많은 응원을 해주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