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많은 ‘신성’이 자신의 이름을 알린 반면,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베테랑들도 많다. 이들은 곳곳에서 ‘라스트 댄스’를 펼쳐 자신의 마지막 AG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번 대회 최고의 효자 종목이었던 펜싱에서는 10년 이상 국가대표로 활약한 베테랑 2명이 마지막 AG 금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에페의 최인정과 남자 플뢰레의 허준이 주인공이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 2관왕에 오른 최인정은 “제가 못 이룬 올림픽 금메달을 동료들이 내년 파리에서 따 주리라 믿는다”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허준도 후배들과 함께 단체전 2연패를 일군 뒤 은퇴를 알렸다.
근대5종의 정진화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로 했다.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자(2017년)인 그는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탠 뒤 “후배들의 버팀목이 되겠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대회 개회식 기수로 나섰던 여자 수영의 간판 김서영은 자신의 마지막 AG 무대에서 4개의 메달(은 1·동 3)을 수확했고, 사이클 간판 나아름도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따냈다.
지난 10년 이상 한국 육상 단거리 간판으로 활약한 김국영은 자신의 4번째이자 마지막 AG에서 생애 첫 메달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는 어린 후배들과 함께한 남자 400m 계주에서 38초74의 한국 타이기록과 함께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쿠라시에서 한국에 사상 첫 은메달을 안긴 김민규는 처음으로 출전한 AG가 사실상 마지막 무대가 됐다. 그는 앞으로 지도자로 후배를 양성할 뜻을 밝혔다.
마지막 AG를 아쉽게 마감한 베테랑들도 있다. 오랫동안 한국 레슬링의 ‘쌍두마차’였던 남자 그레코로만형 류한수(67㎏급)와 김현우(77㎏급)는 ‘노 메달’에 그쳤다. 두 선수 모두 결혼식 날짜를 1년 연기하면서까지 이번 대회를 준비했으나 끝내 메달 꿈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