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고난 능력을 최대한 키워주자’
- 2008년 창단 올해 1종클럽 전환
- 반복된 훈련보다 실전경기 중시
- 이태랑 노태민 정차준 주축 선수
지난 10일 저녁 부산 북구 금곡동 하나로마트 5층에 있는 FC타고나 전용 실외 풋살구장. 어둠으로 뒤덮인 하늘과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부는 속에서도 아이들의 발놀림은 가볍기만 했다. 이날 FC타고나 소속 5·6학년 선수반 11명이 훈련하고 있었다. 주황색과 검은색이 섞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속속 모인 아이들은 부상 방지를 위해 리턴 패스와 론도(볼 돌리기)로 몸 풀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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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타고나 선수들이 전용 실외 풋살구장에서 팀을 나눠 실전 경기를 통한 훈련을 하고 있다. 백창훈 기자 |
한쪽 골대 주위에서는 골키퍼들의 훈련이 이어졌다. 형광색 유니폼을 입은 3명의 아이는 스텝 훈련 후 옆 구르기를 차례로 한 뒤 곧바로 코치가 찬 공을 막아내는 동작을 물 흐르듯이 이어나갔다. 필드 플레이어와 골키퍼로 포지션을 나눠 훈련하는 것은 여느 유소년 축구클럽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체계적인 모습이었다.
20분간의 포지션별 워밍업이 끝나고 1시간가량 실전 경기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대부분 유소년 클럽은 코디네이션 후 콘이나 봉을 세워두고 드리블과 슈팅 연습을 이어가지만, 이곳은 예외였다. FC타고나는 마치 노동처럼 반복되는 훈련보다는 경기를 통한 실전 감각을 익히는 시합을 더 선호한다. 김동우 감독은 “리프팅 하나 더 한다고 해서 축구 경기를 잘하는 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실전 경기 중 선수들의 위치 선정 과정서 오류를 발견하면 즉각 시합을 중지시킨다. 어시스트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절호의 득점 기회를 날린 순간에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감독과 코치는 경기 상황을 되돌려 같은 환경에서 몇 번이고 아이들에게 다시 공을 차보라고 권한다. 김 감독은 “축구라는 종목의 메커니즘과 이해도를 높여주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FC타고나의 명칭은 ‘타고난 능력을 최대한 키워주자’는 뜻을 지녔다. 클럽은 지역별로 4개의 가맹점을 뒀다. 총 회원 수만 1300여 명에 달해 부산 최대 규모다. 2008년 창단해 올해로 15년째를 맞이한 이 클럽은 대한축구협회의 승인을 받아 올해부터 ‘1종 클럽’으로 전환, 엘리트 축구 선수 양성소로 거듭났다.
주축 선수로는 이태랑 노태민(이상 12), 정차준(11) 등이 있다. 6학년 선수반 주장을 맡고 있는 미드필더 이태랑은 축구 지능이 높은 선수다. 공격적인 드리블과 탈압박이 최고 장점으로 꼽힌다. 3, 4명의 수비가 붙어도 압박에서 벗어나는 능력이 탁월하다. 다만 체격이 작아 몸싸움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미드필더 노태민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해 벌써 구력이 3년이나 됐다. 타고난 신체 조건은 좋지만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몸싸움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볼 키핑 능력이나 슈팅 파워만큼은 클럽 내 최고다.
정차준은 드리블 등 개인 능력이 뛰어나다.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 능력이 좋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프리롤’ 역할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