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서 동료선수에 ‘팀킬’ 당해
- 메달 못따 국대 자동선발 불발
- 황, 2019년 임효준 고소사건도
- 여자부 김길리는 금 1·은 1개

쇼트트랙 세계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이 올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대헌(강원도청)의 반칙으로 3번이나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외국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에게 ‘팀킬’을 당한 박지원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 자격도 잃었다.

쇼트트랙 세계랭킹 1위 박지원(왼쪽 세 번째)이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ｍ 결승에서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다가 3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로 파고들자 황대헌이 손으로 밀어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박지원은 경기를 포기했고, 황대헌도 페널티를 받으면서 한국은 노메달에 그쳤다. AP 연합뉴스

박지원은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ｍ 결승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완주하지 못했다.

결승선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이 곡선주로에서 빠른 스피드로 인코스로 파고들었다. 그런데 선두 자리를 뺏긴 황대헌이 갑자기 손으로 박지원을 밀쳐 대열에서 이탈시켰다. 몸을 주체하지 못한 박지원은 경기를 포기했다. 심판은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박지원이 황대헌의 팀킬에 당한 것은 올 시즌에만 세 번째다. 박지원은 지난 16일 열린 남자 1500ｍ 결승에서도 선두로 질주하다 황대헌이 무리하게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와 몸으로 밀쳐내자 균형을 잃고 최하위로 밀렸다.

박지원을 밀어낸 황대헌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은 뒤 격렬한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심판진이 황대헌의 반칙을 선언하면서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ｍ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심한 반칙을 범해 옐로카드(YC)를 받고 모든 포인트가 몰수되기도 했다.

박지원의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 실패로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날리면서 다음 달에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박지원은 2022-2023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올랐지만, 시즌 마지막 국제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를 망치며 고개를 떨궜다. 황대헌은 2019년 친구였던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을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국민적 욕을 먹던 임효준은 결국 중국으로 귀화했고 법정싸움을 거쳐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린샤오쥔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3개나 획득했다. 남자 500ｍ, 남자 5000ｍ 계주, 혼성 2000ｍ 계주 등 3종목에서다.

한편 이날 여자 1000ｍ 결승에서는 김길리(성남시청)가 1분43초049의 성적으로 미국의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1분42초717)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여자 1500ｍ), 은메달 1개를 목에 건 김길리는 차기 시즌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됐다. 황대헌의 팀킬로 메달을 대거 놓친 한국은 이번 대회를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로 마쳤다. 이틀 연속 박지원에게 반칙을 범한 황대헌은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