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안권수 공백 충실히 메워
- 타격 대신 빠른 발로 1군 붙박이
잘 치고 잘 던지는 게 기본인 프로야구에서 선발 기회가 적고 안타가 부족해도 1군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황성빈과 장두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특유의 ‘빠른 발’로 대주자로서 만점 활약을 펼쳐 1군 엔트리에 오른 자신의 이름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간 ‘뛰는 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던 롯데가 이들을 앞세워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 지난달 24일 인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도루 성공을 위해 슬라이딩하는 황성빈. 오른쪽 사진은 지난 6일 사직 두산전에서 도루하는 장두성. 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는 올 시즌 치른 12경기에서 20번의 도루를 시도해 16번 성공했다. 도루 성공 횟수가 LG 트윈스(25회)와 KIA 타이거즈(17회)에 이은 3위이며, 도루 성공률은 키움 히어로즈(100%) 삼성 라이온즈(93.3%) KIA(89.5%)에 이어 4위(80%)에 해당한다.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타격 지표와 비교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롯데의 팀 타율(0.252·9위)과 안타 수(108·8위) OPS(0.664·9위)는 모두 하위권이다.
롯데는 올 시즌 유독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막 12경기 동안 9번의 도루를 시도해 6번 성공, 올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롯데 최다 도루 ‘원투 펀치’가 김민석(부상)과 안권수(은퇴·각 16회)였다면 올해 롯데의 뛰는 야구의 중심에는 황성빈과 장두성이 있다. 황성빈은 12경기 기준 6번의 도루에 성공해 리그 전체 2위, 장두성은 3번으로 공동 9위를 마크 중이다. 롯데 도루 전체의 56%를 책임지는 이들은 선발 출전 대신 누군가의 대주자로 꾸준히 기용돼 타자 경쟁력의 지표가 되는 타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올 시즌 롯데의 전 경기에 출전했으나, 선발 출전은 단 2회에 불과한 황성빈의 타율은 0.091(11타수 1안타)이다. 황성빈은 지난해에도 신윤후와 함께 대주자로 종종 경기에 나섰으나, 올해처럼 본격적이진 않았다. 2023시즌 74경기 타율 0.212(170타수 36안타) 9도루의 성적을 기록한 황성빈이 올 시즌엔 꾸준히 대주자로 나선다면 산술적으로 올해 72도루까지 할 수 있다. 물론 지난해 도루왕인 정수빈(두산)의 39도루를 미뤄봤을 때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지만, 올해 KBO리그 베이스 크기가 확대된 상황에서 ‘외야수’ 황성빈보다 ‘대주자’ 황성빈의 가치가 더 클 수 있다.
장두성 역시 황성빈처럼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대주자로서 중용받고 있다. 2018년 2차 10라운드 전체 93순위로 롯데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장두성은 준수한 주루 능력에 비해 타격감이 떨어져 그간 1군 경기 출전이 적었다. 1군에서 3시즌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이 0.194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는 대주자로만 나서 대체불가한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장두성은 지난 7일 열린 사직 두산전에서 8회말 우전 안타를 친 최항 대신 대주자로 나서 윤동희 타석 때 2루를 훔친 뒤 ‘현역 최고의 포수’ 양의지의 송구 실책을 틈 타 3루까지 진출하는 등 상대 팀을 흔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