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춘 모드’ 라건아가 일등공신
- 사직 관중 6791명 압도적 응원
- ‘찐 팬’ 박형준 시장 3번째 직관
- 올 때마다 이겨 ‘승리요정’ 인증
‘부산=우승’. 지난해 전북 전주에서 부산으로 둥지를 옮긴 ‘이적생’ 프로농구 부산 KCC이지스가 새 공식을 쓸 수 있을까.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5위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역사를 쓴 KCC는 부산시민의 압도적인 응원 속 정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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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농구 부산 KCC이지스의 전창진(왼쪽부터) 감독 라건아 알리제 드숀 존슨 허웅이 지난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1일 KCC와 원주 DB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이 열린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는 6791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는 KCC의 PO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다. 종전은 2005년 4월 10일 열린 원주 TG삼보(현 DB)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기록한 6026명이다.
최대 1만2000여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사직체육관은 프로농구 경기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KCC의 이번 시즌 홈 개막전에는 8780명의 부산시민이 몰려 프로농구 6년 만의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KCC의 챔프전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이날에 이번 시즌 홈경기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이 몰렸다.
KCC는 부산시민의 압도적 응원 속 정규리그 1위인 DB를 80-63으로 꺾고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시민은 2층 관중석까지 빼곡히 메웠다. 인근 사직야구장에서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와의 경기가 열린 까닭에 ‘롯데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농구 팬들이 “KCC”를 외치며 응원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들이 KCC의 상징색인 파란색의 풍선 등 응원 도구를 흔들면서 사직체육관은 온통 파랑으로 물들었다. KCC 전창진 감독은 “부산으로 오면서 우리 팀의 팬 숫자가 더 늘어났다. 오늘도 사직체육관에 상당히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다. 플레이오프 때 이렇게 많은 농구 팬을 본 적이 없었다”면서 “부산이라는 도시는 좋은 성과만 내면 시민이 항상 응원해 주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세를 탄 KCC는 ‘회춘 모드’ 라건아를 앞세워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노린다. 라건아는 4강 PO 4경기에서 평균 33분 25초를 뛰며 26.3점, 14.8리바운드를 올려 KCC가 DB를 3승 1패로 제압하고 3년 만에 챔프전에 오르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KCC가 챔프전까지 휩쓴다면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의 챔프전 우승이자 5위 팀 최초 챔피언 등극 역사까지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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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10년 전인 국회사무총장 시절 사무처 직원들과 농구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
‘농구 마니아’ 박형준 시장은 이날도 KCC 경기를 보기 위해 사직체육관을 찾았다. 박 시장은 이번 시즌에만 세 차례 방문했는데, 공교롭게 직관한 경기 모두 KCC가 이겨 ‘승리 요정’으로 불렸다. 특히 세 차례 중 한 번은 별다른 의전 없이 가족과 함께 찾아 경기만 조용히 본 뒤 떠나 농구 ‘찐 팬’임을 인증했다. 지난해 10월 KCC의 홈 개막전에서는 시구자로 나섰는데, 골인을 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는 후일담도 전해진다.
특히 박 시장은 청와대 근무 시절 청와대 출입 기자팀과 경호팀을 만들어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 동아대 국제대학원 교수 시절 대학원생들과 세미나에 가면 발표가 끝난 뒤 뒤풀이 대신 농구를 할 정도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