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000억 원을 쓰고도 12년간 우승을 하지 못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직원 250명을 정리해고한다.

4일 BBC에 따르면 맨유는 비용 절감과 비필수 사업을 줄이자는 취지로 250개의 일자리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직원 1150명의 21%에 달하는 수치다. 5명 중 1명은 잘린다는 얘기다. 구단주가 바뀐 뒤 진행되는 첫 구조조정이다.

지난 2월 화학회사 이네오스 창립자 짐 랫클리프가 맨유 지분 27.7%를 확보하며 새 구단주가 됐다. 랫클리프 체제의 맨유는 구단 규모가 성과에 비해 너무 비대하며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대규모 감원을 결정했다. 장클로드 블랑 임시 최고경영자가 이미 직원 800명이 참석한 전체 회의에서 감원 소식을 알렸다고 BBC는 전했다.

맨유는 지난 12년간 스타 선수 영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소진하면서도 우승 한 번 못한 터라 일반 직원을 큰 폭으로 줄이더라도 크게 반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맨유는 2012-2013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트로피와 연을 맺지 못했다. 이후 맨유가 선수 영입에 쓴 돈은 15억 파운드(약 2조6500억 원)에 달한다. 그간 돈값을 제대로 했다고 팬 대다수가 인정할 만한 맨유 영입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랫클리프 구단주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맨유가 현대사회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관행은 세계 최대 축구 클럽에 걸맞지 않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