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감독, 김혜성 격려

국내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이 메이저리그(MLB)에서 대표적인 앙숙인 팀의 유니폼을 입고 적으로 만났다. 결과는 절친이 모두 웃었다. 절친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김혜성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오른쪽)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김혜성이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중 이야기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둘 중 더 크게 웃은 건 시범경기 부진으로 마이너행 위기에 몰렸던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MLB 샌프란시스코와 시범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1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김혜성이 실전에서 홈런을 친 건 미국 진출 후 최초다. 멀티 출루(한 경기 2출루 이상) 타점 득점을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0.071에서 0.125(16타수 2안타)로 상승했다.

물론 이정후도 맹활약했다. 샌프란시스코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이정후의 타율은 0.222에서 0.333(12타수 4안타)으로 올랐다.

김혜성은 0-2로 뒤진 3회말 첫 타석에서 오른손 투수 트리스탄 벡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후속 타자의 적시타에 홈으로 들어왔다.

홈런은 1-2로 뒤진 5회말에 터졌다. 김혜성은 샌프란시스코 세 번째 투수, 우완 메이슨 블랙의 한가운데로 들어온 시속 147㎞ 초구 직구를 밀어 쳐 좌측 담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누구보다 격하게 김혜성을 축하해줬다.

4-5로 뒤진 7회말 공격 무사 1루에선 2루 땅볼로 출루한 뒤 후속 타선이 폭발하면서 득점을 추가했다. 경기 후 김혜성은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첫 홈런이라 큰 의미가 있다. 정말 기쁘다”면서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1회부터 적시타를 날렸다. 1사 3루 첫 타석에서 다저스 선발 맷 사워의 가운데로 몰린 시속 136㎞ 슬라이더를 받아 쳐 우익수 쪽 적시 2루타를 만들었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했다. 가운데 몰린 다저스 사워의 시속 133㎞ 스플리터를 때려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피치 클록에 걸려 자동 아웃됐다. MLB에서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하고, 타자는 12초 안에 완전한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어길 시 투수는 볼 1개, 타자는 스트라이크 1개를 부과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