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만과 5년간 한솥밥 먹기도
지난해 이정후가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을 때 흥미로운 장면이 소개됐다. 국내외 취재진이 샌프란시스코 라커 룸에 들어가 이정후의 일거수일투족을 밀착 취재하고 있었다. 그때 취재진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한 선수가 인터뷰를 자청했다. 취재진은 처음 살짝 당황했다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 선수는 MLB에서 두 차례 사이영상을 받은 현역 최정상급 왼손 투수 블레이크 스넬이었기 때문이다. 스넬은 이정후에 대한 칭찬을 잔뜩 늘어놓았고 둘은 절친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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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김하성(가운데)과 블레이크 스넬(오른쪽)이 지난달 구단의 지역 사랑 행사에 참여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인스타그램 캡처 |
MLB닷컴은 11일(한국시간) 홈페이지 메인 페이지에 ‘MLB에 새로 온 한국 출신 선수? 블레이크 스넬에게 전화하세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스넬은 유독 한국 출신 선수들과 인연이 깊었다. 최지만과 2016~2020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함께 뛰었고, 2021~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김하성(현 탬파베이)과 친구로 지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정후와 인연을 맺었고, 올해는 다저스에서 김혜성의 ‘빅리그 적응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MLB닷컴은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건 어렵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도 해야 하는 선수라면 그 어려움은 10배로 커진다”면서 한국인 선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적응을 돕는 스넬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김하성은 MLB닷컴을 통해 “내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언어 장벽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고 빅리그에 도전했던 2021년을 떠올렸다. 이때 김하성에게 손을 내민 게 스넬이었다. 그는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이용해 먼저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시간이 지나면서 둘은 친구가 됐다.
스넬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하자, 김하성은 아끼는 후배 이정후의 적응을 위해 스넬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스넬은 “김하성은 한국에서 온 빅리거를 정말 소중하게 여긴다. 그리고 그들을 도우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내게 ‘시간이 있으면 한국에서 온 후배에게 여러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해 왔다”고 밝혔다.
올해 스넬은 함께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 김혜성의 ‘적응 도우미’를 자처했다. 스넬은 스프링캠프에 처음 합류한 김혜성에게 먼저 다가가 “난 여러 한국 선수와 시간을 보냈고, 그들이 어떤 기분인지 안다. 그래서 너와 이야기하며 생각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이정후는 김혜성과 스넬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며 둘의 우정에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친절한 스넬’의 배려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게 된 김하성을 위해 탬파베이의 옛 동료들에게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