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우 감독 산전수전 겪은 분
- 2년간 성장한 팀 컬러 보일 것”
BNK 박정은 감독은 지난 11일 삼성생명과 5차전을 치르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뒤 인터뷰에서 “너무 힘들었다”는 말부터 꺼냈다. 거기다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 플레이오프에서 이렇게 힘들게 한 기억이 없다”는 말을 보탰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여자프로농구(WKBL) 통산 포스트시즌 107경기(플레이오프 53경기, 챔피언결정전 54경기)에 출전해 역대 1위에 오른 레전드다. 챔프전 우승만 5번을 차지한 박 감독 입에서 힘들다는 말이 가장 먼저 나왔으니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박 감독은 챔프전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 톤이 달라졌다. 상대가 우리은행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은행을 이끄는 사령탑은 바로 위성우 감독이다. 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 9번 진출해 8번 정상에 올랐다. WKBL 포스트시즌(36승)과 챔피언결정전(24승) 양대 부문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명장이다. 박 감독이 명장 대열에 오르려면 위 감독을 반드시 뛰어넘어야 한다.
쓰라린 상처가 있다. 박 감독은 2022-2023시즌 챔프전에 올랐다가 위 감독에게 3전 전패를 당했다. 박 감독은 당시를 기억하며 “2년 전에는 챔프전이라는 무대를 경험해 보자는 느낌이 강했다”며 “지금은 거기서 뭔가를 보여드리려 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2년 전에는 나도 감독 경험이 많지 않았다. 성장한 우리의 컬러를 보여드리겠다”고 챔프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박 감독은 위 감독에 대한 존경과 경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위 감독님은 산전수전을 다 겪으신 분”이라며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빈틈을 파고들 것이다. 준비를 더욱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준비’를 강조했다. 박 감독은 “미디어 데이에서 ‘부산으로 온나’라고 말한 게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역시 ‘준비’를 빠뜨리지 않았다.
박 감독의 우승 도전에는 많은 것이 함께 따라온다. 먼저 2019년 창단한 BNK 농구단의 첫 우승이다. 그보다 더 관심이 많은 것은 WKBL 사상 첫 여성 감독 우승과 첫 선수·감독 동시 우승이다. 박 감독은 2년 전 WKBL 사상 처음으로 팀을 챔프전에 진출시킨 여성 사령탑으로 기록됐다. 이번에 우리은행을 물리친다면 정상에 오른 첫 여성 감독이 된다. 거기다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첫 번째 주인공이 될 것이다. 박 감독의 선수 시절 챔프전 우승 반지는 5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