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박정은 감독 ‘언니 리더십’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5-03-13 19:28:50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여자프로농구를 취재하면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언니다. 선수들은 자기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을 지칭할 때도 거침없이 언니라는 단어를 쓴다.

다른 프로스포츠에서도 비슷한 뉘앙스의 단어를 구사한다. 대표적인 것이 형이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형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형이란 단어를 쓸 때 범위가 있다. 예전 롯데의 한 선수는 “몇 살 차이까지는 형, 그 위로는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게 선수단 내에서 불문율처럼 정해져 있다”고 알려줬다. 물론 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다.

형이란 단어가 귀에 익은 데도 유독 여자프로농구에서 언니라는 호칭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름 이유가 있다. 부산 BNK 박정은(사진) 감독 때문이다. 만약 BNK 농구 경기를 볼 기회가 있다면 작전 타임 시간 때 주의를 기울여 ‘듣기’를 권한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면서 언니라는 단어를 구사한다. 가령 BNK 선수에게 말할 때 “00야, 00언니가 여기 있으면 너는 이쪽으로 돌아가고…”라는 식이다. 여기서 언니는 같은 팀 선배를 말한다. 더 놀라운 부분은 지금부터다. “00야, 넌 여기서 00언니를 막으면 돼. 절대 놓치면 안 돼.” 여기서 언니는 상대팀 선수를 지칭한다.

처음 들었을 때 약간 놀라웠다. 그동안 프로 스포츠를 꽤 많이 취재했는데, 감독이 선수를 그렇게 부르는 경우는 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가령 남자프로농구에서 작전 타임 때 감독들은 대부분 이름을 부르거나 급하면 “야” “너”로 지칭한다. 조금 열받을 때(?)는 비속어를 섞기도 한다.

그런데 박 감독은 작전 지시를 받는 선수 입장에서 바라보고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사실 언니라는 단어는 여자프로농구 사령탑 중 박 감독만이 구사할 수 있다. 나머지 5개 팀의 남자 감독이 선수를 언니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오는 16일부터 벌어지는 BNK와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은 많은 관전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언니 리더십’과 여자프로농구 최고 명장의 맞대결이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챔프전에 9번 진출해 8번 정상에 오른 명장이다.

두 사령탑은 지향하는 팀 컬러는 비슷하지만 경기 중 보이는 모습은 극과 극이다. 부산 중앙고 출신 위 감독은 다혈질로 유명하다. 경기 중 워낙 고함을 많이 질러 부지기수로 목이 쉰다. 반면 박 감독은 절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화도 내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박 감독의 모습은 딱 두 가지다. 손뼉을 치거나, 팔짱을 끼거나. 그것뿐이다. 작전 타임 때도 흥분하지 않고 차근차근 아주 세밀하게 지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 감독의 모습은 경기장 밖에서도 비슷하다. 훈련 시간 외에는 자율적이다. 선수들도 더 가깝게 감독에게 다가갈 수 있다. 그래서 약간 과장을 섞어 ‘언니 리더십’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번 챔프전 결과에 따라 여자프로농구 역사에 새로운 기록이 남을 수 있다. 챔프전 정상에 오른 첫 여성 감독과 선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첫 번째 주인공이 그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현금 쌓아놓고 34억 체납 지광(국제신문 대주주), 국세청 나서라”(종합)
  2. 2분당 라면 600개…농심 부산수출공장 가동
  3. 3與 부산 지역위원장 출신, 공공기관 임원 잇따라 꿰차
  4. 4국제신문 회생, 민주노총과 연대…부산 女NGO·사하구의회 힘보태
  5. 5李 ‘친노 중용’ 승부수…여권 통합·PK 공략 두 토끼 잡기
  6. 6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7. 7영도 해양박물관 앞 산책로, 넉달째 쑥대밭
  8. 8대원 물릴까, 10초 고뇌 끝 불길 속으로…항공기 폭발 막아
  9. 9[한 손 뉴스] 기장 문오성마을 어르신들, 트롯그룹 결성 자작곡 발매
  10. 10창원 제2국가산단 3년 표류 마침표?
  1. 1“현금 쌓아놓고 34억 체납 지광(국제신문 대주주), 국세청 나서라”(종합)
  2. 2與 부산 지역위원장 출신, 공공기관 임원 잇따라 꿰차
  3. 3李 ‘친노 중용’ 승부수…여권 통합·PK 공략 두 토끼 잡기
  4. 4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5. 5장외로 나간 국힘 “李, 본인 사건 특검 임명…끌어내려야”(종합)
  6. 6“주민자치회 활성 위해 獨·스코틀랜드와 같이 정책반영 기반 필요”
  7. 7與 “내란잔당 국힘 후안무치…탄핵 거론 제정신 아냐”
  8. 8국힘 “이용철, 대장동 숨은 설계자” 민주 “법조 베테랑…법무장관 적격”
  9. 9靑 국정상황실장에 울산 연고 김태근 비서관, 2기 참모진 개편 PK 전면에
  10. 10오세훈, 증시 폭락 직격... “국민연금으로 지방 선거용 주식도박"
  1. 1분당 라면 600개…농심 부산수출공장 가동
  2. 2밤바다에 핀 불꽃 8만 송이…120만 명 홀렸다(종합)
  3. 3외국인, 올해 1~9월 부산서 카드 1조원 넘게 썼다(종합)
  4. 4HUG 10개월 만에 또 수장 공백…당분간 대행체제 불가피
  5. 5정지선 훠궈, 전주 명물 칼국수…롯데百 맛집에 외국인도 줄선다
  6. 6폭락장 반대매매 막아라…신용융자 담보비율 의무 면제(종합)
  7. 7‘블루 쓰나미’ 충격 여전…美기술주 반등에도 코스피 안갯속(종합)
  8. 8국산화·지역 상생 앞세워 해상풍력 박차
  9. 9해군·해병대 AX 거점, 부산에 ‘둥지’
  10. 10신세계 센텀 ‘라이다’ 팝업 오픈
  1. 1국제신문 회생, 민주노총과 연대…부산 女NGO·사하구의회 힘보태
  2. 2영도 해양박물관 앞 산책로, 넉달째 쑥대밭
  3. 3대원 물릴까, 10초 고뇌 끝 불길 속으로…항공기 폭발 막아
  4. 4[한 손 뉴스] 기장 문오성마을 어르신들, 트롯그룹 결성 자작곡 발매
  5. 5창원 제2국가산단 3년 표류 마침표?
  6. 6부울경 비 내리며 기온 뚝(종합)
  7. 7고령면허 자진반납땐 최대 30만 원…7534명 ‘응답’
  8. 8광안동 인도 돌진 벤츠 운전자 2심 법정구속
  9. 9탐방 허용-자연보전 통제 ‘절묘한 균형’…100년 지킨 원칙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9일
  1. 1가을이 물든 필드…아마골퍼 300여 명 ‘열정·화합의 샷’
  2. 2“국제신문 골프대회, 아마추어 골프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 되길”
  3. 3남자부 A조 어정우 씨 “뜻밖의 우승…양산과의 인연 감격”
  4. 4여자부 우승자 황은경 씨 “매번 새로워…건강하게 오래 즐기고파”
  5. 5남자부 B조 홍정삼 씨 “퍼트 감각 빛나…목표는 A부 우승”
  6. 6‘승률 98.6%’ 배드민턴 안세영,사상 첫 2시즌 연속 11승
  7. 7삼성,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통산 9번째 우승
  8. 8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9. 9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10. 10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