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쉴 틈 없이 공격과 수비에 가담
- 4쿼터 되면 체력·득점력 떨어져
- 이소희 슛 터지면 남은 일정 도움
부산 BNK가 대역전극으로 기선을 제압한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의 승부처는 4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BNK가 창단 후 첫 챔프전 정상에 오르려면 4쿼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
BNK와 우리은행의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의 체력이 떨어지는 4쿼터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챔프전 1차전에서 BNK 김소니아(왼쪽)를 수비하는 김단비의 모습. 연합뉴스 |
BNK는 지난 16일 열린 5전 3선승제 챔프전 1차전에서 한때 16점 차로 뒤지다 4쿼터에서 역전 드라마를 완성해 53-47로 승리했다. 1차전의 승부처는 4쿼터였다. BNK는 4쿼터에서 우리은행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경기를 끝내 뒤집었다.
그런데 4쿼터는 농구 전문가나 팬이 아니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경기의 최대 승부처다. 굳이 챔프전에서 4쿼터를 승부처로 판단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근거가 있다. 우리은행의 약점과도 연결된다.
그건 우리은행 에이스 김단비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가 4쿼터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공수 핵심은 김단비다. 이번 시즌 WKBL 최우수선수(MVP)를 포함해 무려 8관왕에 오른 선수가 김단비다. 우리은행의 공격은 김단비에서 시작하고 김단비에서 끝난다. 그건 수비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BNK와 마찬가지로 주전 센터가 없는 팀이다. 키 180㎝의 김단비가 수비에서는 골밑에서 리바운드 싸움을 벌여야 한다.
김단비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공수에서 그렇게 활동하면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를 제외한 29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평균 35분 55초를 뛰었다. 이어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프전 1차전까지 6경기 모두 출장해 평균 37분 52초를 누볐다. 챔프전 1차전에서는 39분 12초 코트에 있었다. 벤치로 물러나 쉰 시간은 불과 48초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김단비의 체력이 왜 4쿼터에 급격하게 떨어지는지, BNK가 왜 4쿼터에 우리은행 약점을 파고들어야 하는지 대략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차전에서도 김단비는 20점 18리바운드 4도움으로 엄청난 활약을 했다. 반면 김단비의 득점은 4쿼터에 단 2점에 그쳤다. 그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특히 4쿼터 종료 4분 44초 전 BNK 김소니아가 움직이지 못하는 김단비를 따돌리고 골밑을 파고 들어가 46-44로 경기를 뒤집은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번 시즌 BNK와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에서도 김단비가 4쿼터에 올린 최다 득점은 4점이었다. 심지어 두 경기는 4쿼터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BNK도 이 부분을 파악해 김소니아 박혜진 등이 돌아가면서 김단비를 집중 수비해 체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BNK는 남은 챔프전에서도 비슷한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김단비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남은 챔프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NK는 주전 5명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김단비 혼자 끌고가는 우리은행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다. 더욱이 BNK는 아직 챔프전에서 긁지 않은 복권이 남아 있다. 위 감독이 경계 대상으로 지목한 이소희다. 1차전에서 이소희는 4점에 그쳤지만 BNK의 공격을 주도하는 슈터다. 이소희의 슛이 터진다면 BNK는 더욱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