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균안은 올 시즌 18번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공이 마음같이 안 던져지는 날은 어쩔 수 없다. 반면 마운드에서 선발 투수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지만 ‘승운’이 안 따르는 날도 있다. 나균안에게는 운이 안 따르는 날이 많았다. 지난 키움전과 KIA전이 대표적이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이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앞서 지난 22일 열린 키움과 3연전 첫 경기 선발 투수로 등판한 나균안은 5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올렸다. 키움에게 1, 2회 3점을 내줬지만 타선 지원을 받아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경기 막바지 7회 키움이 3점을 뽑아냈다. 키움 타자 10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승리’를 기록하진 못했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KIA와 3연전 마지막 경기도 승운이 안 따랐다. 나균안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지만 승리 투수는 못 됐다. 아쉬움이 클 법하다. 지난 27일 경기를 마친 뒤 나균안은 무덤덤했다. 그는 “지금은 (선발승은) 신경 안 쓰고 있다. 팀 전체가 목표가 뚜렷하다.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게 먼저다”라며 “제 개인 성적보다는 오늘처럼 이렇게 1승, 1승씩 올리는 게 중요한 시기다. 팀이 승리해 더 좋다”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이 투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 시즌 롯데 5선발로 출발했던 나균안은 지난달 선발진에서 잠시 빠졌다. 중간 계투로 두 차례 나섰다가 다시 선발진에 합류했다. 중간 계투로 나선 지난달 11일 KT전에서 올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선발 투수로 나서서는 그렇게 올리기 어렵던 승리를 쥔 순간이었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이 공을 던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두 차례 구원 등판한 뒤 다시 선발진에 합류했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한화전에서 귀중한 올 시즌 첫 선발승을 올렸다. 중간 계투에서 공을 던지다가 선발진에 다시 합류한 뒤 마운드에서 조금 여유가 생긴 듯 보였다. 나균안은 “선발진에 다시 합류한 뒤 특별하게 더 신경을 쓰는 건 없다. 다시 선발 투수로 기회를 잡았다. 마운드에서 감독님께서 주문하시는 것들을 토대로 잘 준비한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이 이닝을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상대하는 팀, 상대팀 선발 투수, 개인 기록 등 선발 투수로 바깥 상황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신경을 쓸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나균안은 외부에 신경을 쏟는 대신 시선을 자신에게 돌렸다. 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 던지는 공에만 포커스를 두고 글러브에서 공을 꺼낸다. 승운이 안 따라 아쉬울 때도 많겠지만 개인 기록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한다. 상대 팀 선발 투수보다 자신이 지금 던지는 공에 온 힘을 쏟는다. 그런 까닭에 항상 나균안의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