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조 복덩이’ 두 달여 만에 홈런
- “공 잘 보여…더 위로 갈 수 있다”

후반기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와 타석에 훈풍이 분다. 마운드와 타석의 고민이 하나둘씩 풀리고 있다. 거인호는 불어오는 훈풍을 동력 삼아 가을야구를 향해 직진할 모양새다.

롯데가 후반기 마운드에서 선발 박세웅, 타선에서 손호영이 살아나면서 가을야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9일 NC전에서 호투하는 박세웅(왼쪽)과 홈런을 친 손호영.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가 전반기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안경 에이스 실종’ 때문이었다. 선발 박세웅은 시즌 시작 직후 8연승을 올렸다. 김진욱과 찰리 반즈가 이탈해도 선발진이 버틸 수 있었던 건 박세웅 활약 덕분이었다. 안타깝게도 연승 질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5월 중순부터 박세웅은 고전을 거듭했다. 시즌 9승을 기록하기까지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후반기가 시작되자 박세웅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23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부활 조짐이 보였다. 지난 29일 후반기 두 번째 등판에서도 호투했다. NC 타선을 맞아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빠른 직구와 느린 커브로 강약을 조절해 가며 NC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아쉽게 선발승은 올리지 못했지만 안경 에이스의 부활을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박세웅은 “남은 경기 모두 총력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선수단 전체가 경기를 뛰고 있다. 꼭 가을야구에 가서 공을 던지고 싶다”며 “선발투수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겠다. 동시에 긴 호흡으로 던지며 팀이 더 많이 이길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타석에서는 ‘윤나고황손’을 두고 고심이 깊었다. 전반기 윤나고황손 모두가 부진과 부상으로 타석을 비웠다. 전반기 막바지 나승엽부터 복귀해 후반기에 5명이 1군에서 완전체를 이뤘다.

전원 복귀 이후 손호영에게 유독 관심이 쏠렸다. 올 시즌 타격감을 찾을 법하면 부상으로 이탈한 까닭이다. 관심 속에는 우려 또한 섞여 있었다. 지난 23일 고승민과 함께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손호영은 물오른 타격감으로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이튿날부터 3일 연속 2루타를 쳐 팀의 연승 행진에 큰 보탬이 됐다. 지난 29일 NC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는 타격감이 폭발했다. 손호영은 두 달여 만에 짜릿한 홈런 손맛을 봤다. ‘원조 복덩이’가 귀환하는 순간이었다.

손호영은 지난해 LG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102경기에 출전해 398타수 126안타 타율 0.317을 기록했다. 쏘아 올린 홈런만 18개에 달했다.

후반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부진과 부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손호영은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손호영은 “공이 수박까지는 아니지만 잘 보인다. 타격감이 좋은 것 같다. 외야로도 공이 잘 뻗어나간다. 작년과 똑같은 것 같다”며 “우리는 항상 더 위로 가야 한다. 더 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운드에서 에이스, 타석에서 주전들이 기량을 회복했다. 전반기 숱한 부상 악재 속에서도 롯데는 리그 3강을 꿋꿋하게 지켜냈다. 후반기에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우승 청부사 롯데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총력전’을 선언했다. 단순히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더 큰 무언가를 노리는 듯 보인다. 마운드와 타석의 안정세를 동력 삼아 롯데는 가을야구를 향한 고삐를 더욱 바짝 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