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장 전준우 부상 이탈도 악영향
- 지난주 팀 타율·OPS 하위권
- 공동 5위와 2.5G… 중위권 싸움
- 선두 LG와 오늘부터 원정 3연전

롯데가 진땀 승부 끝에 9연패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말 그대로 잠깐 멈춘 것이다. 가을 야구에 진출하려면 ‘악순환의 고리’ 자체를 끊어야 한다.

롯데는 빠른 타선 회복을 통한 연패 탈출이 시급하다. 사진은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선수들 모습.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17일 롯데는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8로 비겼다. 1-3으로 끌려가던 롯데는 7회 대거 6득점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7-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는 승기를 지키지 못하고 재역전을 허용했지만 황성빈의 솔로포 덕분에 9연패를 면했다. 롯데는 연패 수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19일 리그 선두 LG와 경기 결과에 따라 연패는 다시 이어질 수 있다.

삼성과 비기기 전까지 롯데는 8연패 했다. 롯데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1승 1무 8패다. 지난 17일 4위 SSG가 선두 LG에 1-6으로 져 리그 3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4위와 간격은 급속도로 좁혀졌다. 지난주 3게임이었던 승차는 이제 불과 1게임이다. 4위의 추격만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롯데와 공동 5위 3개 팀 사이 승차는 2.5 게임이다. 사실상 중위권 싸움이 시작됐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악순환’을 정확히 찾는 게 먼저다. 롯데가 연패를 거듭한 이유는 마운드 문제가 아닌 타선 침체 탓이다. 지난주 타선은 조금씩 깨어나는 조짐을 보였다. 그 전주의 주간 타율이 0.192로 리그 최하위였던 롯데의 팀 타율은 0.206으로 소폭 올랐다. 주간 타율 순위는 9위로 전반기 리그 최강으로 불렸던 타선과 거리가 멀다. OPS(출루율+장타율)는 일주일 전(0.660)보다 하락한 0.581로 여전히 꼴찌다.

타선이 침체에 빠질 수 있지만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은 노련미를 갖춘 타자가 적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 주전 타자는 젊은 선수가 주축이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건 다양한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경험이 풍부한 타자들은 타격 사이클이 떨어져도 신속하게 회복하는 저마다의 노하우를 지녔다.

롯데는 신예와 젊은 선수가 주전을 이루고 있다. 쟁쟁한 베테랑도 있지만 다른 팀 타선과 비교할 때 ‘허리’가 약하다. 젊은 주전 선수의 타격 그래프가 우하향할 때 팀에서 허리를 맡은 선수가 버텨준다면 타선 전반이 침체에 빠지진 않는다. 롯데는 노련미와 경험을 겸비한 팀의 허리로 부를 수 있는 선수가 적기 때문에 타선의 하락 사이클이 길고 깊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년 차 징크스’도 선수들의 부담 요인 중 하나다. ‘윤나고황손’으로 대표되는 롯데 주전 타자 5인방은 지난해 눈부신 성과를 일궜다. 올 시즌 타석에서 지난 시즌 성적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작년만큼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조급함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섣불리 방망이가 돌아가기 일쑤다.

갑작스러운 주장 전준우의 부상도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감독과 코치가 있지만 주장만의 역할이 따로 있다. 선수와 감독, 코치를 연결하거나 때로는 형처럼 후배를 다독이고 팀 분위기를 잡는다. 전준우는 부상에도 자리를 안 비우려 애쓴다. 출전하지 못해도 야구장에 나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지켜본다. 19일부터 서울 잠실에서 열리는 LG와 3연전에도 동행한다.

야구 전문가들은 현재 롯데에선 젊은 타자들의 부진 탈출을 이끌 수 있는 경험 많은 고참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가 가을 야구를 위해 마지막 고비를 넘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 2025 KBO리그 중간순위(18일 현재) 순위 구단 승-패-무 승률 승차 1 LG 68-43-2 0.613 - 2 한화 65-44-3 0.596 2.0 3 롯데 58-53-4 0.523 10.0 4 SSG 55-52-4 0.514 11.0 5 KIA 53-53-4 0.500 12.5 5 KT 55-55-4 0.500 12.5 5 NC 51-51-6 0.500 12.5 8 삼성 53-58-2 0.477 15.0 9 두산 49-59-5 0.454 17.5 10 키움 36-75-4 0.324 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