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예스 부진·전민재 부상까지
- 3~5위 티켓 놓고 6개 팀 혈투
- 매 경기 중요…타선 회복 절실
- NC전서 도약 발판 만들어야

롯데가 기어이 두 자릿수 연패를 기록했다. 22년 만에 10연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을 야구 너머까지 바라봤던 거인은 이제 가을 야구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까지 내몰렸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20일 LG전에서 패해 22년 만에 10연패를 기록하고 리그 3위를 SSG에 내줬다. 사진은 LG전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롯데 선수들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일 LG전에서 롯데는 3-5로 재역전패했다. 롯데는 경기 초반 0-2로 끌려가다 레이예스의 홈런으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지긋지긋한 연패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다. 롯데가 추가점을 못 내며 주춤하는 사이 LG는 경기를 뒤집고 승리를 따냈다. 지난 6월 11일 3위를 탈환한 뒤 ‘리그 3강’을 줄곧 지킨 롯데는 58승 4무 55패를 기록, SSG에 승차 없이 승률에 뒤져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떨어졌다.

롯데를 둘러싼 분위기는 불과 한 달 사이 급변했다. 롯데는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6연승을 달렸다.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롯데는 내친김에 2위로의 도약도 넘봤다. 후반기 들어 눈에 띄게 약해진 타선이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반기 롯데 팀 타율은 0.280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막강했다. 후반기 들어 0.233까지 떨어져 리그 최하위로 고꾸라졌다.

2003년 7~8월 구단 역대 최다인 16연패를 당한 뒤 22년 만에 10연패를 겪으며 리그 3강이라는 말은 무색해졌다. 1, 2위와 격차는 훌쩍 벌어졌다. 1위 LG와는 12게임, 2위 한화와는 8게임에 이른다.

반면 중위권과 차이는 사실상 없다. 롯데는 공동 5위(KIA KT)와 승차가 불과 1.5게임에 그친다. 8위 삼성과 3게임밖에 나지 않는다. 롯데가 중위권으로 밀려나 가을 야구를 향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1, 2위를 빼고 남은 가을 야구 티켓 3장을 두고 6개 팀의 혈투가 불가피해 졌다.

4위로 밀렸지만 롯데의 가을 야구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문제는 10연패다. 정규 시즌에 10연패 이상 당하고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은 팀은 2004년 삼성이 유일하다. KBO 역사에 새로운 서사시를 남기려면 남은 기간 반등이 절실하다.

타선이 힘을 되찾아야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 타자는 타격감을 되찾을 기미가 보이나 회복 속도가 너무 더디다. 레이예스는 19일 2타점 적시타를, 20일에는 스리런 홈런을 쳤다. ‘안타 머신’이라는 별칭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다. 올 시즌 레이예스는 150안타, 타율 0.325를 자랑한다. 전반기 활약 덕분이다. 후반기 타율은 0.272로 뚝 떨어진다.

중위권 싸움이 시작된 만큼 매 경기가 승부처다. 안타 하나가 절실한데 안타를 칠 타자가 안 보인다. 후반기 들어 유강남이 93타수 27안타 타율 0.290으로 홀로 타석에서 두각을 보일 뿐이다. 8월 들어 타격감을 되찾던 전민재가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앞으로 3주가량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롯데는 또 한 번 탄식했다. 식은 타선이 되살아나지 않는 한 가을 야구 진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롯데는 22일부터 창원에서 NC와 맞붙는다. NC전에서 롯데는 어떻게든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승리가 절실한 때 롯데는 까다로운 상대를 만난다. 올 시즌 롯데의 NC전 상대 전적은 5승 5패로 팽팽하다. 만약 NC를 상대로 고전하면 거인의 앞날에는 더 짙은 안개가 드리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