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19타수 9안타 타율 0.474
- “개인 성적보다 팀 배팅에 신경”

박찬형이 롯데 타선에 제대로 불을 지르고 있다. 전반기는 물론 후반기에도 위기 때마다 홀연히 나타나 팀을 구한다. 박찬형의 활약상을 볼 때마다 올해 5월 입단한 선수가 맞는지 의문이 절로 든다.

입단 3개월 만에 롯데의 활력소가 된 박찬형이 이를 악물고 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찬형은 지난 5월 독립 야구단 화성 코리요에서 뛰다 육성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때만 해도 박찬형에게 큰 관심은 쏟아지지 않았다.

2군 생활을 하던 박찬형에게 기회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전반기 막바지 롯데는 주전 타자들의 거듭된 부상으로 라인업 구성에 애를 먹었다. 지난 6월 1군에 콜업된 박찬형은 김태형 감독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김 감독은 물론 팬들에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6월 27일 KT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까지 터트렸다. 박찬형은 스스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후반기 시작 직후 타격 침체가 찾아왔다. 박찬형은 2군에서 재조정의 시간을 거쳤다. 박찬형의 주안점은 타격 밸런스 회복이었다. 박찬형은 “김용희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밸런스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선행 주자가 출루하는 상황에 대비해 정확한 콘택트 능력 향상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일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쏟아 연습했다”고 말했다.

한여름 고된 훈련을 하며 쏟은 굵은 땀방울은 박찬형을 배신하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타선이 급격한 침체를 겪고 팀이 연패를 거듭하자 지난 15일 김 감독은 박찬형을 다시 1군에 불러올렸다. 박찬형은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을 흔들어 깨웠다.

지난 25일까지 박찬형은 8월에만 19타수 9안타 타율 0.474를 기록 중이다. 8월 중순 1군에 올라와 출전 경기 수는 적지만 타격감 하나만큼은 불이 제대로 붙었다. 롯데가 12연패에서 벗어난 지난 24일 NC전에서 박찬형은 5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홈런까지 쳤다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할 수도 있었다. 박찬형은 이제 누가 뭐래도 타선의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

박찬형을 향한 김 감독의 신망도 두텁다. 김 감독은 경기 중 타석에서 보이는 박찬형의 집중력을 높이 산다. 박찬형은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투수가 누구든 주눅 드는 기색이 없다. 공세적으로 투수를 압박해 결과를 만든다.

박찬형이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하고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노력과 열망 덕분이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야구를 향한 뜻을 접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독립 야구단 화성 코리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당장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도 박찬형은 야구 방망이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 결과 기회가 주어지자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었다.

가을 야구를 향한 진검승부가 시작된 후반기 막바지 박찬형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박찬형은 “팀이 어려울 때라 지금은 개인 성적보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팀 배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 팀 페이스가 떨어져 있어 당장 저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 경기장에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며 “올해 목표는 팀의 가을 야구 진출이 최우선이다.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