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욱 이탈·반즈 방출로 불안
- 감보아 부진…벨라스케즈 ‘패착’
- 박세웅 초반 8연승 이후 고전
- 토종 마운드 구축도 신경써야
- 이민석·홍민기·박진 역할 기대
- 내년 대비 고강도 훈련 예고
올 시즌 롯데는 팬들과 프로야구판 전체를 두 번 놀라게 했다. 예상치 못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리그 3강’에 자리 잡아 한 번 놀라게 했다. 이어 정규 시즌 막바지 연패를 거듭하며 풀썩 주저앉아 또 놀라움을 샀다. 아무도 롯데가 한 시즌 동안 이토록 극적인 드라마를 쓸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롯데의 포스트 시즌 진출은 물 건너갔다. 지난 8년 동안 가을만 되면 롯데는 ‘빈손’이다. 롯데는 오는 11월부터 내년 시즌 준비를 시작한다. 구단은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선수별 맞춤 훈련도 병행해 내년에는 반드시 가을 야구 무대를 밟겠다고 공언한다. 롯데가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탄탄한 선발진 구성이다.
■외국인 원투 펀치 없는 롯데올해 3월부터 롯데는 선발 불안에 시달렸다. 4선발 김진욱이 부진으로 이탈했고 에이스 찰리 반즈는 방출됐다. 정규 시즌 막바지 추락에는 선발 불안이 큰 영향을 미쳤다. 롯데가 가을 야구에 가도 마운드에 올릴 선발 투수가 없었다. 롯데의 올 시즌 평균 자책점은 4.78로 10개 팀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리그 1위 LG(3.73)와 2위 한화(3.55)와 비교하면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시즌 내내 롯데는 선발 공백을 메우는 데 급급했다. 반즈가 떠난 이후 영입한 알렉 감보아는 괜찮은 선택지였다. 하지만 소화 이닝 수가 늘자 감보아 구위는 조금씩 떨어졌다. 감보아는 한국 무대 적응 기간 없이 곧장 마운드에 올랐다. 미국 무대에서 한 시즌에 100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었다. 체력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구단도 예상했던 바다. 예견한 일이 현실이 됐다.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올해 롯데에 확실한 외국인 원투 펀치가 없었다. 감보아는 시즌 후반 고전했다.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시즌 중간에 내보낸 뒤 영입한 빈스 벨라스케즈는 패착이었다. 벨라스케즈는 선발 투수는 고사하고 불펜에서도 주어진 역할을 못 했다. 탄탄한 마운드로 KBO를 놀라게 했던 한화와 대조적이다.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라는 외국인 원투펀치로 선발 마운드를 구성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폰세는 28경기에서 17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1.85에 불과하다. 와이스 또한 29경기에서 16승을 올렸다.
감보아와 벨라스케즈 모두 내년 시즌 동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한다면 과감한 투자를 해서라도 마운드를 틀어쥘 수 있는 확실한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치명적인 안경 에이스 부진시즌 초반 5선발 체제가 흔들릴 때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마운드 중심을 잡았다. 시즌 8연승을 올렸다. 5월 중순에 접어들자 에이스 면모는 자취를 감췄다. 후반기 들어 반짝 살아나는 듯 보였지만 지난 28일까지 열두 차례 등판에서 2승 7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4.93까지 치솟았다. 내년 시즌에 선발진을 구성할 때 박세웅을 제외하기 어렵다. 박세웅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박세웅이 안경 에이스의 별명을 되찾을지는 전적으로 박세웅에게 달렸다.
■토종 마운드 구성은 어떻게외부 영입이라는 선택지를 빼면 토종 마운드 구성의 답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전반기에 주춤했지만 후반기에 호투한 나균안은 내년 시즌 기대치를 높였다. 이민석 홍민기 윤성빈 박진도 내년 롯데 마운드를 책임질 선수다.
이민석은 전반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후반기 부진해 중간 계투로 돌아섰다. 홍민기도 전반기 선발 투수로 몇 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후반기에는 필승조에 합류했다. 홍민기 필승조 합류는 신의 한 수로 보였다. 두 선수 모두 제구가 흔들려 시즌 막바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윤성빈과 박진은 달랐다. 시즌 초반 마운드에서 고전했다. 윤성빈은 지난 5월 20일 LG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1이닝 동안 9실점 했다. 김태형 감독은 빠른 공이 위력적인 만큼 2군에서 불펜 경험을 쌓게 했다. 후반기 불펜으로 복귀한 윤성빈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불같은 강속구와 매서운 포크볼로 한 이닝을 완벽히 막아냈다. 윤성빈은 지난 26일 삼성전에서 시속 160㎞ ‘광속구’까지 선보였다. 윤성빈 앞에 놓인 선택지는 다양하다. 불펜진의 튼튼한 허리로 거듭날 수 있다. 선발 투수는 물론 불펜에서 경험을 쌓아 마무리 투수로 변신할 가능성도 지녔다.
박진은 내년도 선발진 구성에서 고려 대상이다. 정규 시즌 막판 벨라스케즈 이탈로 4선발 체제가 무너지자 대체 선발 역할을 해냈다. 이닝 소화 능력을 높인다면 선발 기용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야구를 두고 흔히 ‘투수 놀음’이라고 말한다. 롯데와 함께 상승세를 탄 한화가 여전히 리그 2위를 지키는 건 튼튼한 마운드 덕분이다. 어쩌면 롯데가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 불안을 안고서도 가을 야구를 꿈꿀 수 있었다는 게 기적 같은 일이다. 내년에는 외국인 원투 펀치, 토종 마운드를 완벽히 준비해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 없이 달려야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을 수 있다.
◇ 롯데 투수 성적 |
이름 |
경기(이닝) |
성적 |
평균 자책점 |
감보아 |
19(108) |
7승8패 |
3.58 |
박세웅 |
29(160.2) |
11승13패 |
4.93 |
벨라스케즈 |
10(29) |
1승4패 |
9.93 |
나균안 |
28(137.1) |
3승7패 |
3.87 |
정현수 |
82(47.2) |
2승 12홀드 |
3.97 |
김강현 |
67(72) |
2승2패 4홀드 |
4.00 |
윤성빈 |
30(25.2) |
1승2패 |
7.71 |
이민석 |
20(87.1) |
2승5패 |
5.26 |
홍민기 |
25(32) |
2패 3홀드 |
3.09 |
박진 |
50(66) |
3승2패 3홀드 1세 |
5.18 |
정철원 |
74(69) |
8승 3패 21홀드 |
4.30 |
최준용 |
48(53.1) |
4승 4패 17홀드 1세 |
5.40 |
김원중 |
52(59.1) |
4승 2패 32세 |
2.58 |
※9월 28일 기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