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전 마지막 레이스 불운에 銅
“외롭고 힘든 시간을 이겨냈습니다. 이제는 계속 발전할 겁니다.”
요트 윈드서핑 조원우(해운대구청·사진)가 22일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조원우는 8레이스까지 2위를 달렸지만 이날 마지막 레이스 결승선 앞에서 바다에 빠져 3위로 떨어졌다. 이날 파도는 이번 체전 기간 중 가장 거칠었다.
경기 후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만난 조원우는 담담했다. 그는 “나의 기량이 그 정도여서 그렇다”며 “앞으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주 크고 험난한 파도를 넘어온 사람 같았다.
조원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때 조원우는 우리나라 요트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될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부산체고 재학 시절인 2011년·2012년 청소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으니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일들이 벌어졌고, 조원우는 번번이 불운에 울었다. 가장 큰 파도는 종목 변화였다. 윈드서핑이란 이름은 그대로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다르다. 조원우의 주종목은 RS:X였다. 흔히 알려진 윈드서핑으로 이해하면 된다. 반면 새롭게 도입된 iQFoil(아이큐포일)은 보드 바닥에 장착된 수중 날개로 보드가 수면에서 떠오른 상태로 질주한다. RS:X가 물 위를 떠다닌다면 iQFoil은 날아다닌다고 보면 된다.
국내 선수들은 2019년 전국체전 이후 대부분 iQFoil로 전향했지만 조원우는 외롭게 RS:X를 탔다. RS:X 마지막 올림픽인 2020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조원우는 올림픽 전 월드컵 시리즈에서 4위에 올라 메달 꿈을 꿨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도쿄올림픽은 1년 미뤄졌고, 홀로 RS:X를 탔던 조원우는 17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던 RS:X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조원우는 한을 풀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이미 iQFoil로 전향한 상태라 조원우는 몇 걸음 처진 상태였다.
그 뒤 맹렬하게 훈련했다. iQFoil에 맞게 타려고 체중도 70㎏대 초반에서 90㎏대로 20㎏ 가까이 늘렸다.
그는 “몇 년 동안 홀로 연습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며 “이제는 내 기량만 높이면 된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편하다. 어느 정도 iQFoil에서 기량이 올라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