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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폐회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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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부산시의 보도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보도자료 제목은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폐막… 부산시, 4년 연속 6대 광역시 중 종합 1위 달성’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전국체전을 언제 시작했지?’ 였습니다. 그래서 뒤늦게 기사를 찾았습니다. 제107회 전국체전이 지난 16~22일 제주특별자치도 일원에서 개최됐습니다.
또다시 든 생각은 ‘전국체전을 했는데 왜 몰랐을까?’ 였습니다. 기자는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전국체전을 포함해 적지 않은 전국체전을 현장에서 취재했습니다. 당연히 관심도 많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시작도, 끝도 모른 채 지나가 버렸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전국체전 규모가 너무 작아서 그랬을까요?
아닙니다. 부산만 놓고 봐도 선수 1176명, 임원 604명 등 총 1780명이 참가했습니다. 전체 규모로 따지면 더 놀랍습니다. 전국 17개 시도와 재외 한인 체육단체 선수단까지 3만여 명이 경쟁을 벌였습니다. 종목도 50개입니다. 한마디로 대형 종합 스포츠 이벤트입니다.
최근 워낙 많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돼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측면은 있습니다. 지난 9월 19일~10월 4일 일본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이 열렸습니다. 국내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막바지 순위 경쟁을 펼쳤고, 포스트시즌으로 열기를 이어갔습니다. 거기다 스포츠 외에 정치, 경제, 문화 등에서 다양한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여기서 기자의 머릿속에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그들만의 체전’입니다.
그런 단어를 생각하게 된 계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오래 전 기자가 썼던 기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2009년 10월 27일 자 국제신문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대전에서 열린 전국체전 폐막 결산 기사였습니다.
“‘돈잔치(?)’로 전락한 제90회 전국체육대회가 26일 막을 내렸다. 부산은 지난해 8위에서 올해는 9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고향의 명예를 걸고 승부를 겨룬다는 체전의 목적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돈을 보고 해마다 팀을 옮기는 선수들이 즐비해 고향의 명예를 굳이 들먹일 이유가 없어졌고 프로스포츠가 성행하면서 더 이상 체전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그들만의 체전’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체전은 아직도 돈 먹는 하마처럼 엄청난 예산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비효율성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읽어보니 무시무시합니다. 분노도 살짝 엿보이네요.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기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국체전 개선을 주장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실업팀을 운영하고 전국체전을 치르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반 기업이 실업팀을 유지하는 게 아니고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실업팀을 만들어 운영하는 건 기형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 세금을 실업팀 선수들의 몸값으로 쏟아붓게 되는 셈입니다.
지자체 실업팀이 많지 않으면 큰 문제가 안 됩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업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거기다 해마다 선수들의 몸값도 올라 각 지자체에서 투입하는 예산도 증가했습니다.
지자체 실업팀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전국체전 참가입니다. 결국 인기가 많지 않은 전국체전에 엄청난 예산을 들이는 모양이 됩니다. 그래서 기자는 ‘그들만의 체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체육계 관계자는 기자의 논리에 반박했습니다. 기자의 주장대로 지자체가 실업팀 운영을 포기하면 수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직장을 잃게 되고, 아마추어 스포츠가 무너진다는 겁니다.
물론 기자는 재반박을 했습니다. 하지만 반박과 별도로 현재 아마추어 스포츠가 직면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대안이 없다면 비판을 위한 비판에 그치게 됩니다. 그래서 전국체전을 없애는 것보다 개선을 주장했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세금으로 실업팀을 운영하고, 아마추어 스포츠를 지탱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저에겐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