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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신임 이동욱(왼쪽) 감독과 이택근 단장.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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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이동욱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취임식이 열렸습니다. 신임 이택근 단장도 참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감독을 선수 시절 만났습니다. 기자가 롯데 자이언츠를 처음 담당했을 때 이 감독은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길지 않았습니다. 몇 번 만나고 이 감독은 은퇴했습니다. 이 감독 자신도 “롯데에 입단해 7년간 1·2군을 오갔고, 일찍 은퇴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사령탑으로 롯데에 돌아온 이 감독이 취임식과 각종 인터뷰에서 한 말 중 가장 귀에 꽂혔던 건 두 가지였습니다. 수비와 스마트 야구.
아마 대다수 롯데 팬들은 동감할 내용입니다. 프로야구 출범 후 44년 동안 롯데가 품어보지 못했던 팀 컬러입니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방망이의 팀이었습니다. 1992년 두 번째 우승할 때 상징은 ‘소총타선’이었습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지휘할 때 롯데 라인업은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로 강타선이었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수비 이야기만 나오면 한없이 움츠러들었습니다. 심지어 수비를 잘했던 선수를 떠올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롯데를 대표한 선수 대부분은 수비보다 공격이 뛰어났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반론이 있다면 언제든 받아들이겠습니다.
이 감독 스스로도 말했습니다. 공격은 팬을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고. 그만큼 수비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롯데는 전통적으로 수비가 약했습니다. 그래서 역대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한 감독들은 한결같이 수비를 강조했고, 훈련도 많이 했습니다. 선수들이 훈련이 아니라 ‘노동’이라고 말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 감독이 롯데 수비를 어떻게 변신시킬지 기대됩니다.
스마트 야구는 수비와 함께 롯데에 좀처럼 이식되지 않는 DNA입니다. 스마트 야구는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감독이 말한 스마트 야구도 실제 경기를 통해 확인해 봐야 합니다. 여기선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BQ(야구지능·Baseball IQ)’ 라는 단어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그동안 롯데에 야구를 잘한 선수는 많았습니다. 반면 BQ가 높은 선수를 꼽으라면, 잠시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롯데는 2004년 FA(자유계약선수)로 정수근을 영입하면서 당시로는 거액인 6년 4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정수근은 BQ가 남달랐던 선수였습니다. 기대했던 정수근의 BQ는 롯데에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스마트 야구는 단순히 육체적인 훈련만 반복한다고 이뤄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하루아침에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수비와 스마트 야구를 합쳐서 한 단어로 표현하겠습니다. 디테일입니다. 다른 말로는 세밀한 야구입니다. 수비에서 2점을 줄 상황에서 1점만 주고, 공격에서는 1점 낼 상황을 2점으로 만드는 게 세밀한 야구입니다. 또 득점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쥐어짜서 득점을 하는 게 세밀한 야구입니다. 세밀한 야구를 펼치면 쉽게 지지 않고, 팽팽한 경기에선 더욱 빛을 발합니다. 세밀한 야구는 각종 통계로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대신 야구 경기를 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10개 구단의 전력이 엇비슷할 경우 세밀한 야구가 빛을 발합니다. 문제는 누구나 세밀한 야구를 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44년 동안 롯데를 거쳐 간 감독들 중 세밀한 야구를 하고 싶지 않은 감독은 아마도 없었을 겁니다.
신임 이 감독이 과연 스마트한 야구, 세밀한 야구를 펼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해서 롯데의 팀 컬러를 바꿀 수만 있다면…, 팬들은 기다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