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 박수현 기자

바다물고기 중 수온 변화에 민감한 종이 더러 있다. 특히 4계절이 뚜렷하여 수온변화가 다이나믹한 우리나라 바다의 경우 일부 종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살기에 적당한 수온을 찾아다니느라 삶의 사이클이 바빠진다. 여기에 비하면 1년 내내 영하 1.6~1.9도의 수온을 유지하고 있는 남극 바다는 해양생물들이 차가운 물에 생리적으로 적응만 한다면 지구상에서 이곳만큼 안정된 공간도 없다. 2006년 남극 바다를 탐사했을 때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혹한의 땅 위와는 달리 풍족한 해양생태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 수온변화가 심한 우리나라 바다에서 물고기들은 어떻게 겨울을 날까. 지난주 한파가 닥쳤을 때 부산 서구 나무섬 해역을 찾았다. 얕은 수심에서 수심 20m까지 완만하게 형성된 암초지대를 둘러보는데 암초 틈새에 우럭(조피볼락·사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수온이 떨어지다 보니 이들도 자구책으로 비교적 따뜻한 암초 사이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우럭은 암초지대에 살아 서구에서는 록피시(Rockfish)라고 불리며 횟감이나 구이용 등으로 인기가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