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 국제시장에 있는 건물은 숫자를 붙여 ‘공구’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1-6공구까지 있다. 그중 오렌지색 건물인 6공구 B동 2층은 청년 창업가들이 둥지를 틀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냈다.  ‘609 청년몰’이라 불리는 이곳에 자리한 ‘근대흑백사진관 그리다(이하 그리다)’는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곳이다. 17일 국제신문 영상팀이 직접 이곳을 찾아가 ‘그리다’의 매력에 빠져 보았다.

	근대핵박사진관 ‘그리다’

‘그리다’는 백열등 조명 아래 전시된 흑백 사진들, 오래된 나무 마룻바닥과 창틀, 빛바랜 태극기, LP 판과 턴테이블 등 예스러운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완전히 오픈된 구조이며 대기 공간조차 없는 이 작은 사진관에는 하루 평균 2~30팀이 찾는다.

	예스러운 소품들로 꾸며진 사진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탄 ‘그리다’는 부산 국제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그리다’ 대표 이충엽 씨는 “남포동이란 위치와 SNS나 여행 오신 분들이 적어주는 블로그 글 덕분에 입소문을 탈 수 있었다”며 “그래서 관광객분들이 많고, 젊은 층이 주로 방문한다”고 말했다.

	출처 : 그리다 SNS

사업 초기에는 20대 초반 여성이 주요 고객이었다면, 현재 중년 여성과 남성까지 고객층이 확대되었다. 그의 말처럼 1시간가량 진행된 취재 시간 동안 20대 여성 두 팀이 사진관을 찾았다. 친구와 오기도, 혼자 오기도 했다. 가족 단위의 손님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흑백사진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든 사람이 흑백사진을 찍는 건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보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며 “젊은 사람들한테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하고 재밌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사진관을 열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허리 펴고, 어깨 펴고 방긋방긋”

	흑백 사진을 체험하는 국제신문 영상팀

2~30컷을 찍게 되는데 카메라 앞에 서면 누구나 그렇듯 표정도, 포즈도 어색해진다. 이 대표는 웃고 떠들며 찍히는 이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낸다. 정성스레 고운 색으로 한 화장도, 차려입은 옷 색깔도 무용지물이다. 흑백사진은 색은 지우고 온전히 인물에만 집중하게 한다. 사진을 찍고 난 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직접 고를 수 있다. 신중에 신중을 더해 고른 후 인화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이다.

	인화된 흑백사진

이 대표는 “흑백사진은 인물 하나하나의 표정과 느낌을 가장 잘 살려주는 사진이라 생각한다”며 “어떻게 하면 사람 하나하나의 개인적인 느낌들을 사진 속에 잘 담아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리다’의 사진 가격은 무보정 4x6인치 흑백사진 한 장에 5,000원이며, 사진 촬영 예약은 네이버 예약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조아란 인턴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