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내염 눈속 미생물 제거해 치료
- 면역저하자·만성 질환자·고령층
- 수술 후 눈 부위 위생관리 필요
- 1~2주 간 샤워·음주 등은 피해야

50대 A 씨는 안과의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첫날에는 잘 보이고 불편함이 없었다. 그런데 사흘째부터 시야가 약간 흐려지면서 충혈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2주 정도 염증약을 넣어도 호전되지 않아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는 정밀검사 결과에서 안내염 진단을 받았다.

백내장 수술을 받고 난 후 자칫 부작용으로 안내염이 생기면 시력을 잃게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신대병원 이상준(안과) 교수가 안내염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술 빈도 1위는 단연 백내장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발표 자료를 보면 2020년 백내장 수술은 총 70만2621건에 이른다. 2위인 일반 척추 수술(18만8394건), 3위인 치핵 수술(16만9669건)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또 2018년 59만2191건, 2019년 68만9919건과 비교해 해마다 증가 추세다.

하지만 백내장 수술을 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안내염이 그것이다. 백내장 수술 후 부작용으로 안내염이 생기면 시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이상준(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백내장 수술 전에 챙겨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안내염이란 무엇인가.

▶안구 내 조직 또는 체액이 세균이나 진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눈 속은 세균과 진균이 자라기에 아주 좋은 장소다.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고, 면역세포들이 없기 때문이다. 눈 속에서 미생물들이 폭발적으로 증식하면 시력 저하와 충혈,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때는 신속하게 눈 속의 미생물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고 항생제를 투여해야 실명을 막을 수 있다.

-안내염은 얼마나 발생하나.

▶보통 5000명이 백내장 수술을 하면 2명 정도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0.04%이니 흔하지는 않다. 그러나 안내염이 발생하면 시력을 잃게 될 수 있다. 근래 의료분쟁에서도 백내장 수술 후 안내염이 많이 차지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나.

▶우선, 고령일수록 잘 발생한다. 80세 이상 노령층은 백내장 수술을 받을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전신질환이 있는 사람이다. 간 질환이나 당뇨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백내장 수술 후 더 철저하게 관찰해야 한다.

-안내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백내장 수술 후 안내염으로 진단되고, 원인이 미생물일 가능성이 높다면 신속한 수술이 원칙이다. 즉시, 눈 속의 농과 미생물을 제거하고 미생물을 사멸시키는 항생제를 눈 속에 주사하면 대부분 시력이 회복한다. 그러나 치료가 늦어지면 미생물이 더 증식하면서 눈의 신경을 파괴해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술을 하면서 눈 속의 체액으로 미생물 배양검사를 하는데, 그 결과가 아주 중요하다. 어떤 종류의 미생물인가에 따라 시력의 예후가 다르고, 미생물에 따라 어떤 항생제를 사용할지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치료 후에는 한 달 정도 지나면서 시력이 서서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신속히 치료하더라도 만일 독성이 심한 균이 원인이라면 망막신경이 위축돼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불행한 경우도 있다.

-백내장 수술 때 안내염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수술 전에 혈압 혹은 당뇨 같은 수치를 정상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 후에는 다음 날부터 잘 보이지만, 약 2주 정도는 기다려야 수술한 부위의 상처가 회복될 수 있다. 만일 상처가 완전히 회복하기 전에 더러운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눈이 외부에 충격을 받으면 수술했던 상처가 열려서 외부 미생물이 침입할 수 있다. 수술 후 1~2주 정도는 세수나 샤워 등을 피하는 것이 바림직하다. 음주와 흡연도 피해야 한다. 만일 수술 후에 시력이 떨어지면, 통증이나 발적이 없더라도 수술한 병원에서 빨리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