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세 이상 유병률 해마다 증가
- 기억력 점검 등 가족 관심 중요
- 65세 이하 발병 증가세도 주의

- 평소 혈관 건강해야 뇌경색 감소
- 수면무호흡증 치료, 혈당 관리
- 기억력 떨어지면 정기검진 필수

평소 기저질환이 없었던 70대 여성 A 씨는 근래 들어 한 번씩 깜빡깜빡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증상이 생기자 지난달 초 딸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신경인지기능 검사 등을 받은 결과, 초기 치매로 진단됐다. 약물 치료를 시작한 그는 현재 증상 악화 없이 병세를 관찰 중이다.

최근에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력 장애가 생겼다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상으로 치매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동의의료원 뇌신경센터 한동철(신경과) 과장이 고령 환자에게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60대 여성 B 씨는 갑작스럽게 기억력이 떨어지고 집안일(설거지, 음식 조리 등)이 되지 않는 증상 때문에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급성 뇌경색이 동반된 혈관성 치매로 나타났다. 이에 뇌경색 치료를 받은 그는 증상이 호전됐고, 약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빠른 고령화에 따라 위와 같은 치매 환자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65세 이상의 치매 추정환자 수는 2024년 100만 명, 2039년 2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내일(21일) 치매극복의 날(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을 맞아 동의의료원 뇌신경센터 한동철 과장의 도움말로 이 질환에 대해 짚어봤다.

-근래 치매 발병 추세와 특징은.

▶대략 연령이 5세 증가할수록 유병률은 두 배 가량 높아진다. 우리나라도 80세 이상의 노령기 치매 유병률이 증가하는 선진국형 경향을 보인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성 치매(퇴행성 뇌신경질환)의 대표적 원인이다. 주요 증상은 어떤가.

▶최근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력 장애가 초기 증상이다. 또 병이 진행될수록 지남력(시간과 장소, 상황이나 환경 따위를 올바로 인식하는 능력) 장애, 언어·판단력·실행능력 장애 등이 생기게 된다. 그 외 망상과 의심 우울증 환시 공격성 등 행동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뇌 손상 및 뇌 기능 저하로 이어져 알츠하이머병 등 인지기능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잠을 짧게 잘수록,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을수록 뇌에서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나쁜 단백질이 쌓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인지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경우에도 수면의 양과 질을 악화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해 치매 유발의 나쁜 단백질이 쌓일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공복혈당 수치에서 변동성이 크면 치매 발생 위험성이 크다고 하는데.

▶혈액 내 당은 뇌뿐만 아니라 여러 장기의 에너지원이다. 그 에너지원이 너무 높은 고혈당이거나 너무 낮은 저혈당이면 뇌의 대사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의식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공복혈당의 큰 변동성은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공복혈당의 안정적 유지가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발견(진단)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보호자(가족)의 관심이 중요하다. 평소와 다르게 기억력 및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계산·언어 능력 등에서 예전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진단방법에는 신경심리 및 뇌영상, 진단의학 검사 등이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특수단백질을 검출하기 위한 뇌영상 및 혈액검사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면역반응을 이용한 새로운 치매 치료제도 개발 중인데, 일부는 사용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한 대표적 오해들은 무엇인가.

▶보통 ‘치매는 나이 많은 노인에게만 생긴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도 있다. ‘치매는 한 번 걸리면 낫지 않는다’는 얘기도 사실과 다르다. 치매 종류에 따라 일부는 완치 가능하고, 약물 치료 등으로 인지기능 악화를 늦출 수 있다. ‘기억력이 괜찮으니 치매가 아니다’는 것도 오해이다. 기억력이 유지되면서 성격 변화 및 언어장애를 일으키는 치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