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 요인인 고혈압 관리하고
- 심장 불규칙하게 뛰면 병원으로
한국인 사망 원인 1위가 암이라면, 단일 장기 질환 사망 원인 1위는 뇌혈관질환이다. 대부분 뇌졸중이다. 뇌혈관질환은 한국인 사망 원인 2위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5분에 1명씩 발생하며, 20분에 1명 꼴로 사망할 정도로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온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부동의 3위는 심장질환이다. 사망에 이르는 심장 질환 중 가장 흔하고 중요한 질환은 심근경색증이다.
뇌혈관질환은 대개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중풍)과 뇌혈관이 터져 피가 나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근래 인구 구조가 고령화 되고 고혈압 조절률이 높아지면서 이전에 많던 뇌출혈이 줄고 뇌졸중이 느는 추세다. 뇌졸중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경동맥이나 뇌혈관의 시작 부위가 죽상경화증(동맥경화증)으로 막히는 대혈관 경색, 작은 혈관이 막히는 소혈관 경색, 여러 원인에 의한 경색, 그리고 뇌혈관 외 심장이나 대동맥 근위부 혹은 경동맥에서 유래한 혈전(피떡)이 혈류를 따라 이동하여 뇌혈관을 막는 색전성 경색 등으로 분류된다. 이는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이 중 색전성 경색은 뇌혈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 형성된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뇌혈관으로 들어온 뒤 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기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심방세동이라고 하는 일종의 부정맥(맥이 고르지 않은 병)이다. 흔히 부정맥이란 단어를 손쉽게 사용하지만, 부정맥도 수십 가지다. 딱 꼬집어 심방세동으로 진단하려면 전문의의 진찰과 검사가 필수적이다. 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심혈관 중재시술연구소 배장환 소장의 도움말로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간 상관성 등에 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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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배장환 심혈관 중재시술연구소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삼선병원 제공 |
■ 심방세동으로 생긴 혈전이 문제
그렇다면 심방세동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심방세동으로 말미암아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심방세동은 피를 잘 짜서 좌심실로 혈액을 보내는 좌심방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부르르 떨고 있다(세동·細動)는 뜻이다. 심방세동이 생기면 대개 세 가지 정도의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심방이 혈액을 제대로 짜내지 못해 부르르 떨게 되면서 두근거림이 발생한다. 심전도를 찍어보면 심방이 피를 짤 때 나오는 P파라는 신호가 나오지 않고 맥박이 매우 불규칙하다. 두근거림 현상은 이 때문에 발생한다. 두근거림은 두어 달 적응하게 되면 없어진다.
둘째, 심방세동이 되면 좌심실의 수축 기능이 정상적이라도 온몸으로 충분한 혈액을 보낼 수 없게 된다.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가빠지고 몸이 쉽게 붓는 심부전(심장기능이 온전하지 못한) 증상이 나타나는 건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좌심방에 붙어있는 작은 주머니 같은 좌심방이(‘좌심방의 귀’라는 뜻)에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심방 안에 혈전이 잘 생기게 된다. 이 혈전은 심방세동이 2, 3일만 지속해도 쉽게 발생한다. 이 혈전이 떨어져나가면 좌심실을 거쳐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이 발생하게 된다.
심방세동은 고령자에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정맥이다. 70세 이상의 고령자 중 7% 정도에서 심방세동이 나타난다. 또 70세 이상의 뇌졸중 환자 가운데 30∼35% 정도는 심방세동이 그 원인이다. 특히 여자, 75세 이상, 일과성 뇌허혈이나 뇌졸중 병력,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심근경색증, 말초동맥협착질환 등을 경험한 사람에서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 맥이 두근거리면 순환기내과로
심방세동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려면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다. 효과적인 예방법은 고혈압을 조절하는 것이다. 고혈압이 심방세동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고혈압이 있다면 철저히 관리하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두근거림 현상을 느낄 경우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60세 이상이면 심전도 검사를 매년 받기를 권한다.
심방세동은 단순히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심부전과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심각한 질환이다. 좋은삼선병원 배장환 심혈관 중재시술연구소장은 “두근거림 현상이 생기거나 맥을 짚어보았을 때 불규칙성이 느껴진다면 순환기내과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