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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세이 뷰-파인더> 서구 대신공원의 만추

뒷다리로 버티고 서 도토리 오물오물, 겨울 채비 여념없는 앙증맞은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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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 번 넘으렴/팔닥 팔닥 팔닥 날도 참말 좋구나'.

대신공원 편의점 주변 숲 나무토막 위에서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고 있다.
가을이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다람쥐의 도토리 줍기 행동은 한가롭게 소풍을 하는 모습이 아니다. 월동 준비를 위해 숲 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열매 줍기에 한창 바쁜 것이다.

부산 서구 대신공원 산책길. 편백나무 군락지를 거닐면서 마음껏 경치를 즐기고 맑은 공기를 마시던 중 한 마리 동물을 발견했다. 바로 다람쥐였다. 처음에는 가던 길을 멈춰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냥 지나쳐 갈 수 없을 정도로 귀여워 눈을 뗄 수가 없다.

다람쥐는 약 15㎝의 주먹만한 크기에 몸은 연한 갈색이고,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줄무늬 갈색이었다. 책에서 보는 그대로 였다. 두 다리로 서서 앞다리를 번쩍 들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만화영화에서도 항상 부지런하고 꾀 많은 동물로 나온다. 이런 다람쥐가 우리 주변 산과 들에 살고 있다.

다람쥐가 따뜻한 숲속 나뭇가지 위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다.
10월은 겨울 채비를 해야 하는 다람쥐에게 한창 바쁜 계절이다. 이때 만나는 다람쥐는 양 볼이 불룩하다. 뺨 주머니에 주운 나무 열매를 잔뜩 물고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겨울 채비를 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녀석 역시 유난히 볼이 불룩하다. 도토리나 밤을 넣어 옮기느라 볼 주머니가 불룩했다. 다람쥐는 나뭇잎 속에서 움직이더니 산책로로 나와 두 발을 들고 요리조리 두리번거리다 산책로를 건너 나무숲 사이 땅 속 구멍으로 들어갔다. 이제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그 구멍을 계속 바라보았다. '혹시 또 나올까'. 5분쯤 지나자 '앵콜 공연'을 해주는 가수처럼 다람쥐가 다시 나왔다. 나온 다람쥐는 쏜살같이 나무를 빙글빙글 타며 꼭대기로 올라갔다.

편백나무 군락지 사이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다람쥐들에게 요즘은 겨울 동안 사용할 땅굴 파기 작업을 해야 한다. 야생의 생명들은 저마다 주어진 자연조건을 이용해 삶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다람쥐는 먹이 구하기가 쉬운 도토리나무 밑에 앞발로 야트막하게 땅굴을 판다. 도토리나무 쓰러진 아래 또는 돌 밑에 땅굴을 파고 그 속에 보금자리를 만든다. 다람쥐 굴은 좁고 긴 지하터널을 따라 1m쯤 아래로 내려가면 막다른 곳에 두 개의 각기 다른 방이 나온다. 그 중 하나는 침실을 겸한 저장 창고. 옆에 따로 마련된 방이 화장실이다. 이렇게 따로따로 굴을 파 놓고 한겨울엔 겨울잠을 즐긴다. 그러고 보면 다람쥐는 매우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미리 월동 준비를 해야 하는 다람쥐에게 가을은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만큼 빠르게 흘러간다. 먹성 좋은 다람쥐에게 양쪽 볼은 일종의 장바구니이다. 뺨 안쪽에 볼 주머니가 잘 발달돼 있는 덕분에 먹이를 담고 나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볼 주머니는 한 번에 도토리 6~8개는 무리없이 모아둘 수 있을 만큼 큼직한 장바구니인 셈이다.

대신공원 편백나무 숲 속에서 사람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걷고 있다.
다람쥐는 수시로 두 다리로 서서 앞다리를 이용해 도토리나 밤 등 열매를 번쩍 들고 앞발로 돌리면서 볼 속의 주머니에 집어넣어 집으로 부지런히 나른다. 이 가을은 다람쥐에게도 풍요롭다.

가을이 끝나면 곧 추운 겨울이 불어 닥친다. 녀석은 날이 추워지면 열매를 하나씩 꺼내 먹지만, 날이 몹시 추워지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체온을 낮추고 땅 속에서 잠을 잔다.

그러나 다람쥐는 겨울 동안에도 수시로 주린 배를 채우기 때문에 진정한 겨울잠을 잔다고는 할 수 없다. 가수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람쥐의 겨울 채비는 지혜가 가득 넘쳐 무척이나 신기했다. 취재 협조 조류사진가 이길용 박용수

먹성 좋은 다람쥐가 나무 위에서 무언가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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