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전국 11개 사립 한의대가 담당한 한의학 인력 양성에 국가가 참여하게 됐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양한방 협진체제를 실현해 국민 보건의료 서비스가 확충되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의사회 등은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에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시의사회는 성명서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그간 정부가 취해온 의료 일원화 정책을 일거에 무산시키는 사태라고 밝혔다. 또 의료이원화에 따른 제도적 모순을 심화, 고착시켜 국민 의료 이용의 혼란과 불편 그리고 의료비 증가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의사회는 한의학을 계승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한의학의 체계적인 과학화와 계량화 및 안정성이 입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의학계에서는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반겼다. 한의학계는 인구 고령화와 만성 퇴행성 질환의 증가로 삶의 질에 대한 욕구 증대로 한의학은 양의학의 대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은 양의학에 일방적인 통합흡수방식 보다는 하나의 대체의학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학은 양의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음양오행에 입각한 의료행위로 조직해부학적인 서양의학보다는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옛부터 전해져 내려온 경험의 산물을 실증 계량화 한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체계가 제대로 안잡힌 엉터리 의학으로 보는 것을 옳지 않다는 얘기다.
한 한의사는 "현대 종교에서 천주교와 불교가 서로 종교 본연의 같은 목표를 추구하면서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을 사례로 삼아야 한다"면서 "의학의 목적이 치료인 바에야 배타성만 보일 게 아니라 오랜 경험이 축적된 한방과 과학적 계량화에 앞선 양방을 조화롭게 접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서로 방법론이 틀리긴 하지만 함께 코드를 맞추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간다면 양대 의학계는 상생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각국에서 연구 개발 바람이 불고 있는 천연약물과 약품들은 IT산업만큼이나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의 한 분야이다. 우리 의료계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협진과 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학문적인 합일점을 찾는다면 충분히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 한의학대학원의 설립을 시작으로 양한방 협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분위기가 성숙된다면 연구개발에 취약한 한의학도 한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게 의료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양의학계도 우리나라의 의료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대만 할게 아니라 새로운 원칙을 세워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