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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우리나라 연구진이 참여한 '마이크로펀'이 중력렌즈법을 이용해 발견한 외계항성. |
지구와 같은 행성이 태양계 밖에 존재할까. 지난 4월 유럽 과학자들은 지구로부터 약 20광년 떨어진 천칭자리 부근에서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행성을 발견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발견된 행성은 기존 외부 행성과 달리 지구와 크기가 비슷해 최초의 지구형 외부 행성으로 규명할 지를 놓고 논란이 됐다. 지구형 외부행성은 곧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과도 직결된다. 세계각국은 지구형 외부 행성 찾기 프로젝트에 동참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남부천문대(ESO)가 지난 4월 25일 시선속도 측정법으로 발견한 외부행성 글리제581c의 개념도.
# 지구형 외부행성 맞나
지난 4월 25일 유럽 천문학자들은 온화하고 액체 상태의 물도 있을 것 같은 '지구와 가장 비슷한' 외부 행성의 존재를 발표했다. 유럽남부천문대(ESO) 연구진은 이 행성을 '슈퍼지구'로 칭하고 외계 생명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놀라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행성은 반경이 지구의 1.5배이며 총 크기가 지구의 5배 정도로 천칭자리에 있는 흐릿한 적색왜성 글리제581 주위를 돌고 있다. 행성은 글리제581c로 명명됐다. 적색왜성은 태양에 비해 최소 50배 가량 어두운 별로 우리 은하에서 가장 흔한 항성이다. 연구진들은 이 행성을 직접 관찰하지 못했지만 컴퓨터 모델을 통해 가스가 아닌 바위로 이뤄져 있으며 평균 기온이 섭씨 0~40도 정도로 액체 상태의 물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새 행성과 글리제 581과의 거리는 지구-태양 거리보다 14배나 가깝지만 글리제 581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 행성의 온도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최근 독일 기후충격연구소 연구진은 새로운 컴퓨터 모델로 글리제 581c의 환경을 분석한 결과 대기중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온실효과를 일으켜 기온이 100도를 넘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시적 형태의 생명체는 가능할지 몰라도 지구와 같은 형태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천문연구원 박병곤 박사는 "지구형(earthlike) 행성이 아니라 원래 쓰이지 않는 용어인 슈퍼지구라고 명명한 것도 글리제 581c가 지구형 행성으로 볼 만큼 작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외부행성 중에는 가장 작아 그나마 지구와 같은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글리제 581c를 지구형 행성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외부행성 발견 의의
외부행성이란 태양계 밖 항성(별) 주변을 도는 행성을 말한다.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며 별 주변을 멤돌고 있다.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행성은 직접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태양계의 행성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1991년 태양계 밖 외부 행성을 최초로 발견한 이후 세계 천문학계는 지금까지 총 236개의 외부 행성을 발견했다. 한달 평균 2개씩을 발견한 셈이다.
특히 지구와 비슷한 형태의 외부 행성에 대해 학자들이 관심을 쏟는 이유는 곧 외부 생명체 존재 유무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밤 하늘을 장식하는 대부분의 별은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고에너지의 항성이다. 높은 온도의 항성에서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지구처럼 표면이 흙과 바위로 이뤄지고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해야 한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려면 행성 주위 온도가 적당한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이는 모성인 항성의 온도 및 항성과 행성간의 거리에 의해 좌우된다. 외부행성의 크기를 고려하는 이유는 행성의 크기가 적으면 행성이 가스 상태이기보다 고체로 돼 있으며 물이 있을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글리제 581c에 열광한 것도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 중 가장 크기가 작았기 때문이다.
# 발견법 및 연구현황
외부행성을 탐색하는 방법에는 시선속도 측정법, 행성횡단관측법, 미시중력렌즈법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시선속도 측정법이다. 발견된 외부행성의 90%인 200여 개가 시선속도 측정법에 의해 관측됐다. 이 방법은 행성을 직접 관측할 수 없으므로 그 행성의 모성인 항성의 움직임을 통해 행성의 크기와 유무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행성횡단관측법은 외부행성이 항성 주위를 공전하다가 항성 앞을 지나갈 때 행성에 의한 가림현상으로 별빛이 어두워지는 것을 측정하여 행성의 존재를 알아낸다. 미시중력렌즈법은 아인슈타인 상대성 원리에 따라 중력렌즈에 의해 빛이 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시선속도 측정법이 목성형 행성 등 질량이 큰 외부행성 관측에 유리한 반면 중력렌즈법은 지상 망원경을 통해서도 지구 질량과 비슷한 수준의 가벼운 행성을 관측하기 유리하다.
현재 세계 각국은 외부 행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유럽우주국(ESA)의 외부행성 관측위성 '코로트'로 제 2의 지구 찾기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하와이에 지름 1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망원경(Keck1, 2) 두대로 만든 간섭 시스템을 구축해 외부 행성을 직접 촬영할 계획이다. 지상 광학 망원경뿐 아니라 허블망원경 등 우주 대형 간섭기기(SIM)를 이용한 초정밀 탐사 프로젝트도 수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마이크로펀(micro-FUN)'이라는 국제연구팀에 참여하면서 2005년 5월과 2006년 3월 2개의 외부행성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발견된 외부 행성은 각각 목성보다 2배 무거운 행성(지구의 600배)과 지구보다 7배 무거운 행성이다. '마이크로-펀'팀은 우리 나라를 중심으로 미국·뉴질랜드·이스라엘 과학자들이 전세계 7대 망원경을 이용해 외계행성 탐사를 진행해 왔으며 칠레 소재 망원경을 통해 관측한 뒤 데이터를 천문연구원으로 전송받아 중력렌즈법으로 분석했다. 박병곤 박사는 "우리나라는 중력렌즈법을 통한 외부행성을 발굴하는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첨단장비와 국제적 공동 작업으로 제 2지구 찾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