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고 올 여름 나기가 생각보다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청 여름철 예보에 따르면 7, 8월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더위가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돼 매미 루사와 같은 초강력 태풍의 출현이 우려되고 있다.
▲매미·루사 악몽 재연되나 = 태풍은 발발 시기와 세기를 정확히 예보하기 힘들다. 작은 요인에도 세력과 진로가 급변하는 데다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이 잦기 때문이다. 기상청 유희종 태풍황사팀장은 "일본에서는 태풍 발생 후 진로에 대해서만 예측치를 내놓는다"며 "현실적으로 올해 몇 개의 태풍이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보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루사 매미와 같은 강력한 태풍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근거는 바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기와 해수온도 상승에 따른 것이다. 수온 27도 이상의 저위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통상 매년 10개 정도 발발하고 있다. 이중 매년 2~3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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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9월 태풍 '매미'의 내습으로 부산 신감만항터미널 대형 크레인 6대가 쓰러져 있다. |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루사 매미와 미국의 카트리나(허리케인) 등 태풍의 위력은 해수면 온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1968년부터 1997년까지 30년간 우리나라의 해수면 온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평균 상승 정도를 보면 동해 0.62도, 남해 0.61도, 서해 0.88도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해수면의 섭씨 1도 변화는 대기의 10도 변화와 맞먹을 만큼 심각한 것이다. 이는 곧 쓰나미와 태풍 등 자연재해 발발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된다.
부산의 경우 바다를 끼고 있는 만큼 태풍에 의한 영향이 크다. 전국적으로 가장 피해가 컸던 2002년 루사 때는 부산에서만 2명이 사망하고 125억 원의 피해가 났다. 2003년 매미 때는 17명이 사망하고 농경지 주택 침수 및 양식어장 항만시설 파손에 따른 피해액만 2800억 원에 달했다. 부경대 기상재해센터 단장인 오재호 교수는 "평균기온이 섭씨 3도 이상 상승시 강풍 폭우 등이 빈발해 해안가 30% 이상이 유실될 우려가 있다"며 "부산지역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태풍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예보보다 방재 중요 = 기상청은 매년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동반한 태풍 예보력을 높이기 위해 태풍에 대한 감시와 분석 예측 연구를 전담하는 기구인 '국가태풍센터'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에 들어서는 센터는 지난해 준공 이후 올 11월 말 기본적인 시설 구축이 완료된다. 국가태풍센터는 태풍 매미 발발 직후인 2004년 우리나라에서도 좀 더 체계적인 태풍 관측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서 계획된 것이다. 2008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나라 북한 미국 일본 등 태풍 영향권에 있는 14개 국가로 이뤄진 태풍위원회와 공동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태풍특보 등급도 세분화한다. 기상청은 4등급으로 분류된 태풍특보 등급을 5단계로 늘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을 검토 중이다. 현재 최대 풍속 44m/s 이상의 태풍을 매우 강한 태풍인 4단계로 분류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최대 풍속 65m/s 이상을 초강력 태풍으로 분류할 계획이다.
▲부산시 태풍 대비 태세 = 매미의 최대 피해지인 부산은 태풍 재해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은 지난 6월 25일 태평양재해센터(PDC)와 지진해일 및 태풍에 대비하기 위한 U-방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국가간 공동연구를 통해 재난 대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지진 해일 경보 단말기 16대를 설치한다. 이밖에 해안가 재난경보 시스템 확대 및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비상대응책 마련, 타 자치단체 지원협조체계 구축 등 다방면에 걸쳐 방재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