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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생태계 보호를 위해 하구둑 수문을 개방하는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사진은 낙동강 하구둑 전경. |
낙동강 하구둑이 완공(87년 11월)된 지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환경단체들은 자원으로만 인식해온 하천을 생태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 연구단체에서 자연하천으로의 복원을 위한 다양한 대안들도 내놓고 있다. 20년이 흐른 지금, 낙동강 생태보전과 취수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묘안은 없을까.
●하구둑 20년 명암=부산환경운동연합은 오는 10월 다른 환경단체들과 함께 심포지엄을 가질 예정이다. 하구둑 완공 20년을 맞아 하천생태 복원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하천살리기운동본부 역시 9월 말께 강포럼에서 전문가와 환경단체 등 각계 인사를 초청해 하구둑 20년의 문제점과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를 갖는다.
하구둑은 원래 상수원의 염해 방지와 안정적 용수 확보를 위해 조성돼 매년 6억5000만t의 용수 확보 효과를 얻고 있다. 바닷물 역류로 인한 물금 취수장의 취수 중단 일수도 건설전 연평균 20일에서 0일로 변했다. 김해평야의 염해 방지 효과와 함께 진해 창원 마산 등 경남지역과의 거리가 10㎞나 단축되는 효과도 가져왔다.
하지만 하구둑으로 인한 수질 악화 및 생태계 교란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다. 강물이 막히면서 유속이 느려지고 퇴적현상이 발달, 모래섬이 육지화하고 어선통항이 어려워진 곳이 많다. 최근에는 녹산산업단지와 명지대교 건설 등 대규모 매립으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어종 변화와 부영양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소가 2005년 발간한 '하구둑의 득과 실'에 따르면 1985년 90종이 넘던 어종이 2004년에는 30여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구둑 건설로 담수종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해 기수지역의 어종 다양성에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의 경우 하구둑 건설 이후 종수는 변하지 않았으나 검둥오리, 흰눈썹뜸부기 등을 보기 어려워졌다.
●각계 대안 잇따라=문제는 상수원 확보다. 염분 침투를 피할 수 있는 대체 상수원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수문을 완전 개방해 수질개선과 생태계 보호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선 취수구를 상류로 옮기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취수구를 하구에서 40㎞가량 떨어진 밀양강 삼랑진 합수지점으로 옮기면 해수가 올라가지 못해 수문을 개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상 상수원으로 거론되고 있는 합천댐이나 강변여과수 등의 현실화도 고려되고 있다. 부경대 부산지역환경기술센터장 이석모 교수는 "낙동강의 습지를 보호하고 자연하천으로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광역상수원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낙동강보다 합천댐이나 안동댐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대체 상수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수중보 설치나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수중보는 해수와 담수의 비중 차이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비중이 높아 가라앉는 해수를 막기 위해 보를 사용한다. 가톨릭대 김좌관(환경공학) 교수는 "한강에는 잠실 신곡 두 곳에 수중보를 설치해 취수하고 있다"며 "갈수기 때가 아니면 항상 물길이 열려 있어 수질 개선과 생물종 다양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제시한 새 물길 조성은 낙동강 외 다른 물길을 통해 자연하구로서의 기능을 복원하는 것이다. 낙동강의 용수 확보가 필수적이라면 기존 하구둑을 유지한 채 새 물길을 만들어 자연 하구로서의 기능을 복원하자는 것이다. 수문이 없는 을숙도 서쪽 둑에서 구포대교까지 약 12㎞를 연결해 해수와 담수가 자유롭게 소통하는 새 물길로 만드는 안이다. 부발연 백경훈 박사는 "타 지역의 선례가 없어 좀더 따져봐야 하지만 용수확보와 자연하천 조성이라는 점에서 고려할 만하다 "고 말했다.
●완전개방 가능할까=제시된 안들은 모두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공통점이 있다. 합천댐을 대체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안은 물을 끌어오는 비용이, 광역상수원 체제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강변여과수는 강물을 여과장치를 통해 취수하는 것이지만 이 또한 염수가 올라오면 사용하기 곤란하다. 수중보는 수폭이 800m 이상이 되는 낙동강에서는 만들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인위적인 구조물이어서 역시 생태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부발연의 새 물길 만들기는 물길이 얕아 홍수 때 관리가 어렵다는 우려와 비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하구둑 완공 20년을 맞은 만큼 경제성과 현실성을 고려하기보다 좀더 생태적 입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 수자원공사 역시 올해 본격적인 시뮬레이션 심사 및 타당성 용역을 통해 최대한 하구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이성근 사무처장은 "생태자원이 탄탄해야만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는 시대가 왔다"며 "습지와 생태 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자세를 가지지 않고는 낙동강 하구의 복원은 요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