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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고양시 일산 롯데백화점에 조성된 옥상조경 전경. 경기도 농림진흥재단은 지난해 일산 롯데백화점의 옥상조경 1534㎡에 드는 조성비 50%를 지원했다. |
'옥상에 자연을 들여놓자'
회색 일색인 부산이 최근 옥상녹화 추진 움직임을 보여 관심을 끈다. 시는 내년부터 자발적으로 옥상 조경을 실시하는 건물에 대해 공사비의 일정 비율을 지원하는 등 옥상녹화 추진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옥상녹화는 독일 일본 등 많은 선진국에서는 의무사항으로 지정될 만큼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 지원 규모나 구체성에 있어 미흡한 점이 많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부산 뒤늦은 출발
부산시는 내년부터 도심 녹지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 건물 중 옥상에 조경을 하는 건물에 대해 전체 공사비의 50% 범위 내에서 비용(㎡당 7만5000~9만 원)을 지원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내년 예산에 1억8000만 원(총규모 2000㎡)을 반영해 적게는 20곳, 많게는 40곳의 민간건축물에 옥상 조경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이미 옥상녹화 사업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7년째 옥상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은 지난 2002년 조례를 제정, 옥상조경을 원하는 건물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는 건물 옥상 55곳, 약 3만6000㎡(1만 평)의 옥상조경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지난 7년간 조성해온 옥상녹지 규모(2만1326㎡·6451평)보다도 크다. 지원 대상에는 CBS방송국, 숙명여자대학교 순헌관, 광장동 장로회 신학대 등 민간건축물 36곳이 포함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땅값이 천정부지로 뛴 상황에서 녹지공간을 별도로 확보하기 힘든 만큼 옥상녹화는 필수적"이라며 "총 10만 평 규모의 옥상녹지를 조성할 때까지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역시 2005년 6개소를 시작으로 2006년 22개소, 올 상반기 10개소의 옥상조경 사업비를 지원했다. 경기도 내 61개 시·군 중 부천 수원 등 6개 시·군은 연면적 3000㎡ 이상의 건축물에 한해 옥상 조경 면적을 200㎡에 달하도록 조례로 권장하고 있다.
반면 내년 첫 지원을 실시하려는 부산은 규모와 구체성이 타 시·도에 비해 미흡할 뿐 아니라 옥상조경 지원 계획도 내년 예산확보 규모에 따라 유동적이라 실제 지원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일정규모 이상의 신축건물에 대해 옥상조경을 권장하는 조례도 없다.
선택 아닌 필수
옥상조경 또는 옥상 녹화란 건축물의 옥상을 녹화하는 것으로 크게는 옥상뿐 아니라 주차장 등 인공 지반을 녹화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옥상 정원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본 독일 등 외국의 경우 옥상녹화는 그야말로 녹지를 확보하는 대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도시녹화기술연구소와 동아대 건설기술연구소가 부산에서 개최한 옥상 및 벽면 녹화에 대한 한일 국제 세미나에서 옥상조경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다양한 안들이 제기됐다.
옥상 녹화의 가장 큰 이점은 도시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녹지공간의 확보다.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의 경우 부산은 1.86㎡로 서울 5㎡는 물론 전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작다. 이는 파리 10.35㎡, 뉴욕 10.27㎡, 세계식량농업기구(FAO) 권고 기준 9.0㎡ 등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땅이 부족한 대도시의 옥상녹화는 별도의 토지 없이 녹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이며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534㎡ 규모의 옥상조경을 조성한 고양시 일산롯데백화점의 경우 직원뿐 아니라 시민들의 호응도 크다. 백화점 관계자는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쉬는시간마다 찾게 된다"며 옥상조경을 환영했다.
쓰레기나 폐자재가 방치되던 옥상을 녹화하면 생태 경관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도심의 열섬 현상 완화에도 옥상녹화가 제격이다. 일본 도쿄도의 경우 전체 옥상 면적의 83%를 녹화하면 최고기온이 0.2~1.4도가량 떨어진다는 연구보고도 나와 있다. 옥상녹화시 토양이 단열 기능을 갖고 있어 냉난방비 등 에너지 절감 효과도 크다. 이외에 대기오염 물질 흡수, 습도조절, 새나 곤충의 서식지 제공을 통한 생태계 복원, 도시 홍수 예방, 나아가 세계적 환경문제인 지구온난화에 대한 해결 방안도 될 수 있다. 동아대 김승환(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는 "단순히 옥상 정원의 개념을 넘어 지구온난화 등 국제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 대안이 바로 옥상녹화"라고 강조했다.
제대로 하려면
옥상녹화의 어려움 중 하나는 초기 조성 비용이다. 1㎡를 녹화하는 데 드는 평균비용은 18만 원으로 100㎡(30평)를 녹화하려면 1500만~2000만 원이 든다. 이 때문에 민간인들이 직접 옥상녹화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현재 ㎡당 50% 비용에 해당하는 9만 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옥상 면적 165㎡(50평) 이상에서 100㎡(30평) 이상으로 대상 조건을 완화했다.
이외에도 신축건물에 대해 옥상조경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는 등 옥상녹화를 위한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근본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또 다른 관건은 건물의 안정성 문제다. 자연적인 식재 환경이 아닌데서 조성되는 만큼 일반 녹화와는 달리 식재시 여러가지의 보완적인 공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건물이 어느 정도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구조인지, 배수로 인한 누수 현상은 없는지, 방수기능은 확보할 수 있는지 등 건물의 안정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수목을 고를 땐 건조 및 바람에 강한 수목, 뿌리가 얕은 수목, 성장이 느린 수목, 관리가 용이한 수목 등의 조건을 따져야 한다.
부산대 조재우(조경학과) 교수는 옥상녹화에 적합한 식물에는 "세덤류 선인장과 같은 다육 다즙 식물, 꽃이 피는 풀, 그리고 잔디 및 이끼류 등이 있다"며 "이들 식물이 물을 머금었을 때의 무게와 건물 구조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옥상녹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