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금사동 금정구종합사회복지관 2층의 한 교실. 자그만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은 고작 6명. 그러나 교실의 면학열기는 여느 학교의 교실 못지않다.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선생님을 응시하며 학생들은 수업내용을 꼼꼼하게 노트에 적고 모르는 것은 서슴없이 손을 들고 질문한다.
"선생님, 팝업창이 떠서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데 자꾸 다른 명령을 주려고 하면 안 먹습니다." "클릭해도 꿈쩍도 안 해요."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느껴졌던 괴물(?) 같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배우는 설레임 때문일까.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배울 기회가 없다는 절실함 때문일까. 두꺼운 돋보기가 코에 걸려 있는 지긋한 연세의 어르신들의 질문은 자꾸만 이어진다.
학생들의 질문에 웃으며 설명해 주는 선생님. 학생 곁으로 다가와 컴퓨터를 함께 다루며 반복학습을 시킨다. 컴퓨터 외에 휴대전화 사용법도 알기 쉽게 가르쳐 준다. 문자 메시지 주고 받기 등은 어르신들에게 가장 요긴한 정보들이다.
이번 교육을 통해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해봤다는 수강생들. 늙으막에 두 달간 컴퓨터를 배우면 어떤 느낌일까. 권희조(69) 할머니는 "선생님들이 정말 친절하게 잘 가르쳐줘 정이 많이 들었다. 시간만 좀 더 있으면 바둑이나 장기 두는 법도 배우면 좋겠는데"라며 아쉬운 표정이다.
강용식(66) 할아버지는 "중간에 들어와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명수(63) 할아버지는 "노인들도 요즘에는 컴퓨터를 많이 배우던데 이런 기회를 꼭 이용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앞으로 동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것을 좀 더 배웠으면 좋겠다"며 의욕에 찬 모습이다.
부산 남구 대연동 아시아공동체학교.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모여 수업하는 곳. 언어와 얼굴 생김새가 조금은 다르지만 또래들끼리 즐겁게 떠들며 논다. 선생님은 놀이처럼 수업을 하며 아이들을 지도한다.
"내가 바꾸려고 하는 범위를 마우스로 선택해 줘야지." "꼭 하얀 색으로 써야 돼요. 검은 색으로 쓰면 안 돼요."
이렇게 노인과 다문화가족 자녀, 장애인 등 정보화에 취약한 이웃을 찾아가 지도하는 '선생님'은 IT 서포터즈다. 정보화 소외 계층을 찾아다니며 컴퓨터, 인터넷, 워드 프로그램, 홈페이지 제작, 동영상 편집 등 IT와 관련된 모든 분야의 기술을 나누는 무료 봉사단체다. IT 서포터즈는 KT와 아름다운재단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출범한 1기 서포터즈는 12월 말로 1년간의 활동을 마감했다.
IT 서포터즈는 전국적으로 30개 도시에서 400명이 활동했다. 올 한해 IT역량배양 단체교육 2143건, 개인고객 IT활용지원 1049회, 영세기업과 개인고객 IT 진단활동 355회 등 많은 활동을 펼쳤다. 서포터즈는 KT 정규 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일정기간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1년 동안 서포터즈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IT 서포터즈인 윤진용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으로 한 장애인을 꼽았다."하반신 마비가 된 분이 계셨는데 이동 중에 전동휠체어가 구르는 바람에 바깥출입이 더 힘드셨죠. 그래서 저희들이 댁으로 방문해 기본적인 인터넷 사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그 분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서 바깥과 소통하고 있지요."
일반인들의 IT 관련 질문을 해결하는 것도 서포터즈의 몫이다. 한번 교육받은 수강생들은 서포터즈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컴퓨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한다. 입소문이 퍼져 교육 요청이 쇄도, 현재의 인력으로는 교육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빠듯할 정도로 바쁘지만 서포터즈는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다.
KT 부산본부 홍보팀 이호덕 과장은 "KT 부산본부 산하에는 부산, 울산, 창원, 진주 등 4개 거점에서 50명이 활동했는데, 내년에는 서포터즈를 90명으로 증원해 거동이 불편한 20~30대의 취업지원을 위한 전문과정과 인터넷 창업지원반을 운영하고 재취업을 희망하는 40~50대 장년층과 새터민의 취업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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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의 IT 서포터즈가 부산 금정구 금사동 금정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컴퓨터 교육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