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대팀 쥐대상 동물실험
- 34나노미터 미만 입자, 폐에서 빠져나와 임파선 이동
- 양이온 표면입자 그대로 머물러
- 금속성보다 크기가 독성 유발, 50~100나노미터 심혈관 악영향
- 건강에 대한 영향 연구 절실
'나노'는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구체적인 단위보다는 첨단 기술을 상징하는 수식어로 친숙하다. 나노 크기의 입자들은 화장품이나 섬유·전자제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된다. 새로운 형태의 나노 입자가 계속 개발돼 제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나노 입자가 인체에 들어왔을 경우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연구팀이 나노 입자가 생체에 흡입되면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동물실험을 통해 추적한 결과를 처음으로 내놓았다.
■나노 입자 대부분 폐에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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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입자들은 다양한 응용 가능성과 함께 인체 유해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나노 튜브의 모식도. |
미국 하버드대 존 프랑기오니와 아키라 츠다 박사팀은 첨단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지름이 100나노미터 정도인 나노 입자들이 동물의 몸속에서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연구한 결과를 최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근적외선 형광 나노 입자를 쥐의 폐에 주입하고 그 입자 이동 경로를 실시간 형광 이미징을 통해 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 입자가 폐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는 지름이 34나노미터 미만의 입자들은 폐에서 빠져나와 임파선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임파선에 빨리 도달해 입자들의 이동 속도는 크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입자의 이동은 크기뿐만 아니라 입자의 표면 특성에 따라서도 달라졌다. 크기가 34나노미터보다 작은 입자 중에서도 양이온 표면을 가진 입자는 폐세포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또 양이온과 음이온의 특성을 함께 지닌 양쪽성 입자 중 6나노미터보다 작은 입자는 신장에서 제거되기 전 혈관으로 이동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나노 물질의 유해성 여부를 밝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키라 츠다 박사는 "들이마신 나노 입자가 세포 표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구하는 일은 이들 입자의 생물학적 영향을 이해하는 중요한 진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해성 논란 계속 제기돼
지난 7월 서울대 정진호 교수 연구팀은 '나노톡시콜로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은 나노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시험관과 동물실험을 통해 은이 금속으로 가진 특성으로 독성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입자 크기가 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인체에 들어가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실험 결과 50~10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입자가 혈소판 세포 내에 칼슘을 증가시키고 혈소판 세포막의 특이 인지질을 노출해 인체에서 분리된 혈소판의 응집을 촉진하고 혈전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궁극적으로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노 입자의 형태를 바꾸거나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은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노 입자는 그동안 건강에 대한 영향이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많은 생활·가정용품에 사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립스틱이나 항노화 크림에서 가전제품까지 나노 입자를 함유하고 있다. 나노 입자의 유해성에 대한 결정적인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일부 연구진은 이미 나노 입자의 신체 흡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연구진이 토끼를 비롯한 동물실험에서 일부 나노 입자가 혈관을 통해 독소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혈액 뇌 장벽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나노 기술의 확산을 둘러싸고 찬반 양측에서 관련 연구 정보의 공개와 적절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