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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 전용선인 탐사20호 선원들이 경남 거제도 인근 해역에서 어자원조사를 위해 트롤그물을 내리고있다. |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10일 우리나라 근해의 바다환경과 어족자원을 조사하는 2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날 부산항 5부두를 출항한 수산과학원의 조사 전용선인 '탐구20호'(885t)의 생생한 활동 현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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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원들이 시료 채취를 위해 '봉고네트'를 끌어 올리고 있다(왼쪽). 한 연구원이 잡아 올린 덕대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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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을 떠난 '탐구20호'는 북항대교 주탑 사이를 거쳐 경남 거제도 남동 방향 19㎞ 지점에 도착했다. 선박은 오전 11시30분께 잠시 멈춘다.
갑판 위에는 해수 온도와 염분을 실시간 측정하는 CTD 장비가 버티고 있다. 선원들은 이 거대한 수온·염분 측정기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바다로 투하된 측정기는 수심 30m, 50m, 70m를 지나 80m 지점에 멈춘다. 데이터 실에는 바다 표층과 수심의 실온도가 기록된다. 결과는 예년보다 0.5도 낮은 저수온.
수온과 염분 관측이 끝나자 긴 그물망이 두 갈래로 이어진 장비가 등장했다. 알과 갓 부화한 고기, 그리고 어린 고기를 채집하는 '봉고 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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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구20호 조타실. |
정오께 배가 움직인다. 속력은 3.5노트. 트롤어구 투망을 준비하는 선원들이 바삐 움직인다. 스르르, 드디어 배 선미 쪽으로 그물이 투하됐다. 노란색 어망이 촘촘히 박힌 그물의 총 길이는 45m로, 수심 100m 지점까지 내려가 저층 어획이 가능하다. 이날은 수심 80m 지점을 오르내렸다. 선원들의 수신호에 따라 조타실에서는 바다 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긴 그물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10분가량 지났을까. 배는 계속 선회하고, 수심 80m 안팎에서 바닥을 훑는 그물은 어류들을 빨아들인다. 덩달아 데이터 실에서는 그물이 빨아들이는 어류의 숫자를 실시간으로 집계했다.
"양망하겠습니다." 그물이 투하된 지 30분가량 지나 조타실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그물을 걷어올리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감아들이겠습니다." 조타실에서 또 다른 지시가 나왔다. 어획한 물량을 거둬들이는 순간, 선미가 한쪽으로 기우뚱하고 이어 갈매기 떼가 몰려들었다. 바다 생활에 익숙한 생물체의 본능적인 현상일 터. 선미 쪽으로 그물이 빨려들면서 주변 해역에는 하얀 물거품이 요동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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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원들이 어획물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갑판 위로 어획물이 쏟아졌다. 그런데. 뜻밖에 가을철 횟감의 선두주자인 전어가 어획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 이날 '탐구20호'가 거둬들인 어획 개체 수는 1809마리. 놀라지 말자. 10마리 중 무려 9마리가 전어로 분류될 정도였다. 밴댕이 보구치 주둥치 덕대 등은 소량 어획되는 데 그쳤다. '철없는' 봄바다에는 잔파도만 일었다.
어종 분류가 끝난 고기들은 조사실로 옮겨졌다. 이후 수산과학원 연구진들이 능숙한 칼 놀림으로 고기의 배를 따고, 위 내용물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수산과학원의 올 첫 어족자원 조사는 끝났다. 이날 어획된 물량은 예년(2006~2010년 매년 평균)의 20% 수준. 우리나라 근해의 어족자원이 그만큼 고갈되고 있는 현장을 확인해 한편으로는 뒷맛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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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구20호의 데이터실. 그물망에 들어가는 물고기 숫자가 표시된다(왼쪽). 수온과 염분을 조사하기위해 CTD장비를 끌어 올리고 있는 선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