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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갈지 마라 … 죽은 바다가 살아날지니

화학비료·가축분뇨 바다로 흘러들어 부영양화 일으키면 '데드 존' 형성 돼

전체 면적만 24만5000㎢ 육박, 무경간 농법 도입땐 인 40%, 질소 절반 줄어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1-05-18 20:47:5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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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간 쓰레기나 사고로 누출된 기름으로 인한 해양오염이 심각하다. 하지만 바다 환경의 오염은 이처럼 눈에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실 바다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료와 분뇨, 생활하수다. 하천을 통해 바다로 들어간 영양물질로 세계 곳곳에 '죽음의 바다'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과학지 파퓰러 사이언스는 부영양화로 인한 '데드 존(죽음의 바다·dead zone)' 증가를 경고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죽음의 바다' 10년에 두 배씩 증가

육지에서 흘러온 영양물질로 인해 세계 곳곳에 죽음의 바다가 늘고 있다. 그림에서 발트해와 멕시코만, 서해 등 주변 바다보다 밝게 나타난 곳이 '데드 존'이다.
2008년 '사이언스' 지에는 수중의 산소가 고갈돼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한반도 남서해와 동중국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405곳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체 면적이 24만5000㎢에 이를 정도다. 미국 버지니아 해양과학협회 로버트 디아스와 스웨덴 괴텐부르크 대학 루트거 로젠버그 연구팀은 논문에서 죽음의 바다가 1960년대 이후 10년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고 보고했다.

데드 존은 화학비료나 가축분뇨에 들어 있는 질소와 인 등이 강물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 만들어진다. 이 같은 영양물질이 일으키는 부영양화는 식물성 플랑크톤 같은 조류(藻類)의 폭발적인 성장을 부른다. 이 조류가 죽어 분해되면서 산소를 소모해 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 존이 되는 것이다. 동북아시아에선 한반도 남서해 연안을 비롯해 상하이 주변 동중국해, 일본 태평양 연안, 홍콩과 타이베이 근해가 포함된다.

인의 경우 농·축산업으로 인한 바다로의 유출량은 산업화 이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부영양화의 가장 큰 원인은 하수이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는 가축 배설물과 비료가 주원인이다. 미국에서만 매년 100억 마리의 닭과 8000만 마리의 소, 1억4900만 마리의 돼지가 5억t의 배설물을 배출한다. 여기에 더해 5500만t의 화학비료가 사용된다. 배설물과 비료 가운데 많은 부분이 씻겨 내려가 바다로 흘러간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큰 데드 존이 미시시피 강이 흘러드는 멕시코만에 생겼다.

■무경간농법으로 질소·인 유출 감소

이 같은 데드 존의 확대를 막으려면 부영양화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 1980년대 흑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데드 존이 있었다. 하지만 옛 소련이 해체되면서 화학비료의 공급이 끊어지자 상태가 개선돼 1996년에는 데드 존이 완전히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옛 소련과 같은 사회 체제의 붕괴 없이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폐수 처리기술을 개선하고 가축분뇨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단순히 쟁기질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5년간 미국에서는 36%의 경지에서 무경간농업(밭을 갈지 않고 도랑에 씨를 심어 농사짓는 방법)이 도입됐다. 수확 후에 그루터기와 뿌리를 제거하지 않은 경지에 신기술을 이용해 다시 파종하면 지표면 아래에 퇴적된 비료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의 유출은 40% 줄였고 대기 중으로 질소의 방출은 절반으로 감소했다. 또 밭을 갈면서 일어나는 침식은 98%까지 줄였다. 결과적으로 기존보다 사용하는 에너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흙:문명이 앗아간 지구의 살갗'을 쓴 미국 워싱턴대 지구과학부 데이비드 몽고메리 교수는 "아직 세계의 농지 가운데 5%만 무경간농법으로 하고 있다. 이를 얼마나 늘리는지가 우리 문명의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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