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환경단체, 즉각적 수입중단 요구
- 캘리포니아주 성분 표시법 표결 주목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위해성 논란이 불을 뿜고 있다. 프랑스 캉 대학 연구팀이 최근 '유전자조작 옥수수'의 위해성을 증명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자 프랑스 정부는 즉각 "연구결과가 사실이라면 모든 유럽 국가에서 유전자조작 옥수수의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연구 결과가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는 다음 달 유전자조작 식품의 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 표결을 앞두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위해성 증명 잇따라
유전자조작 생물체(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생산량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분리·결합한 동·식물을 뜻한다. 유전자변형 농산물은 1996년 미국에서 제초제에 강한 작물을 개발하면서 상업화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브라질 등 30여 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다.
캉 대학 연구팀은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를 삽입한 옥수수를 2년간 쥐에게 먹였다. 2년이란 기간은 실험에 이용된 쥐의 평균 수명에 가깝다. 이 실험의 기간은 현행 동물 안전성 실험 규정(90일)보다 길어 시작부터 관심을 끌었다.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실험에 사용된 암컷 쥐의 50~80%에서 2년 안에 최대 3개의 큰 종양이 나타났다. 70%는 조기에 폐사해 대조군(20%)보다 폐사 비율을 훨씬 높았다. 종양에 걸렸을 때 유전자조작 사료를 먹은 암수 모두 일반 옥수수를 먹은 대조군보다 크기가 2~3배나 컸으며, 호흡곤란과 소화장애 출혈 등도 유발했다.
충격적인 결과가 알려지자 EFSA는 "실험 설계에서부터 보고, 분석에 이르기까지 연구가 불충분하다. 연구의 결론을 과학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연구와 관련된 추가 결과를 공개하라"고 밝혔다. 해당 옥수수 품종을 개량한 몬산토 측은 이 품종이 미국과 유럽연합 등에서 '동물과 인간이 먹어도 좋다'고 승인을 받은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연구가 과학적 연구의 최소 기준도 충족시키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하지만 연구를 주도한 캉 대학의 세랄리니 박사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를 놓고 과학자들이 신속하고 강한 비판을 늘어놓는 것에 놀라지 않는다. 그들 대부분은 독성학 전문가들이 아니며, 심지어 유전자변형 작물 개발 등에 종사하고 있다"고 맞섰다. 그는 "제초제 저항성 옥수수를 먹은 쥐와 대조군의 차이가 너무 뚜렷하다. 일반 옥수수를 먹은 쥐에는 중년에 암 발병이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끊이지 않는 유전자 조작
이달 초 뉴질랜드 과학자들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거의 없는 우유를 생산하는 유전자 변형 소(사진)를 만들었다. 뉴질랜드 농업연구소는 이번 연구에 특정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하는 기법을 이용했으며, 이 소에서 짜낸 우유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단백질 96%가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뉴욕타임스는 껍질을 깎은 후에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 사과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의 한 업체가 개발해 '북극 사과'로 이름 붙인 이 제품은 미국 등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개발업체 측은 "깎은 뒤에도 맛있어 보이는 색상을 유지해 사과 소비를 촉진할 것"이라며 "농가 입장에서도 유통 과정에서 멍이 들어 반품되는 사과가 줄어 이익"이라고 소개했다.
■확산되는 논란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의 '2011년 유전자변형농산물(GMO)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식용 및 사료용으로 수입한 GMO작물은 785만 t이었다. 이중 식용은 약 187만 t이었는데 콩은 주로 식용유 제조용으로, 옥수수는 사료·전분·전분당 제조용으로 사용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유전자조작 옥수수는 2002년 식품용, 2004년 사료용으로 각각 수입이 승인됐다. 연구 결과가 알려진 뒤 국내 환경단체들은 몬산토 사의 유전자조작 옥수수에 대해 즉각적인 수입중단과 수입승인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수입중단 후 안전성을 재평가하고 프랑스와 유럽연합의 연구결과들을 반영해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논란과 맞물려 미국 캘리포니아가 주목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다음 달 주의회에서 유전자조작 성분 표시에 관한 법안 표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관련 업계가 법안의 무효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식음료제조협회(GMA) 관계자는 "이런 불완전한 조치는 기업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혼란스러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MO를 찬성하는 측은 세계적인 식량수요를 감당하려면 유전자조작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도 유전자 변형이 음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GMO 표시제' 같은 제도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