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종이처럼 얇고 유연한 양극성 반도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캐나다에서는 구부릴 수도 있는 태블릿 PC 스크린이 개발됐다.

울산과기대의 양창덕·오준학 교수 연구팀은 현재까지 개발된 재료 중 전하 이동도가 가장 높은 고성능 유기 박막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유기 박막 반도체는 전자와 정공 등 두 가지의 전하 운반체를 이용해 전류가 흐르는 양극성 물질의 성능을 높여 기존의 무기 박막 반도체보다 전하 이동도가 최대 4배 빠르다. 거의 같은 시기에 중국에서 만든 반도체와 비교해도 정공 이동도는 배 이상, 전자 이동도는 5배 이상 높았다.

이번 유기 반도체의 개발로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자유자재로 휘는 디스플레이의 개발이 한층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고분자 반도체는 유기전자회로를 쓰는 스마트폰, 컴퓨터, 센서 등에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휘어지는 전자소자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화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캐나다 퀸즈대학 연구팀은 여러 장의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작업하듯 쓸 수 있는 초박형 태블릿 PC 스크린을 개발했다. 이 스크린은 종잇장처럼 얇은 것이 특징이며 탄력이 좋아 구부릴 수도 있고, 떨어져도 부서지지 않는다.

또 초박형 스크린을 여러 장 동시에 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퀸즈대학 휴먼미디어 연구소의 로엘 버티컬 박사는 "각각 별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이 내장된 스크린들은 상호작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하나의 스크린에 여러 프로그램이 깔려있는 기존 PC보다 작업하기 편리하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면 이 제품 사용자는 한 스크린에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고, 다른 스크린에는 사진을 띄워놓은 뒤 사진을 이메일에 첨부해 발송할 수 있다. 이메일 발송은 '종잇장 스크린'의 상단을 살짝 구부리면 된다고 연구팀을 밝혔다.

개발에 참여한 인텔 측은 이 기술이 궁극적으로 기존 컴퓨터 스크린뿐만 아니라 종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