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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에서 열린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로봇 '휴보'. 카이스트 제공 |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가 2017년부터 '폐로(廢爐)'에 들어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40년까지 원전 해체 시장 규모가 1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국 최대 핵단지인 부산과 울산은 이미 '해체기술 연구센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내년 개관하는 '119부산안전체험관'에 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체험관'을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원자로 가동·해체에 필요한 기술과 ▷기후변화와 원자력 ▷에너지 빈국의 고민을 3차례로 나눠 살펴본다.
- 주요 해체기술 절반 이상 확보
- 한국 로봇 기술 세계서도 인정
- 국내 모든 원전 안전 장비 설치
- 폭발사고 등 가능성 매우 낮아
고리 1호기 폐로 과정은 곧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다. 우리나라는 38개 주요 해체기술 중 현재까지 21개를 확보했다. 나머지는 2021년까지 국산화할 예정.
해체의 핵심 공정은 로봇이 수행한다. 평균 두께가 30㎝인 원자로 압력용기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방사선 피폭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시험 운영 중인 3차원(3D) 시뮬레이터 기술은 고리 1호기 해체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3D 가상 현실로 공정을 사전 검증하고 로봇을 이용한 원격 절단 작업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정부도 재난 현장에 투입하는 무인 안전로봇 인프라를 내년부터 경북 포항 영일만 3일반산업단지 1만9800㎡에 구축한다. 2021년까지 710억 원을 들여 로봇 3종을 개발할 계획.
지난 6월에는 한국의 로봇 기술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에서 열린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에서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팀이 이끈 로봇 '휴보'가 로봇 강대국을 제치고 '깜짝' 우승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일본 도쿄대 같은 세계 유수의 연구팀을 제친 쾌거였다. 미국 국방성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하는 DRC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를 계기로 창설됐다. 극한의 재난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자는 취지에서다. 올해 DRC는 원전 냉각수 밸브를 얼마나 빨리 잠그고 나올 수 있는지를 겨뤘다. 6개국 24개 팀 가운데 휴보가 44분 28초로 가장 빨리 임무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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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한 수륙양용 로봇. 국제신문 DB |
로봇은 이미 원전 운영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은 지난해 핵연료 재장전수 탱크의 여과기를 물 속에서 점검하는 수륙양용 4족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방사능 오염이 심한 곳에서 기기를 부착하거나 카메라로 여과기 손상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잠수정처럼 물속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4개의 다리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해서 걸을 수도 있다. 신고리 3호기에서 1차 수중 시험에 성공한 만큼 향후 고방사선 구역의 원격 검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전 해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국내에서도 일본 후쿠시마와 비슷한 대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고리원자력본부는 대형 폭발 가능성은 없다고 자신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원자로가 자동 정지하는 시스템과 유사시 전기가 차단되더라도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장비를 국내 원전에 모두 설치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 고리 1호기의 고장 정지 109건 중 94%인 101건이 운전 초기 15년간 발생했다. 2005년~현재까지는 2건에 불과하다"며 "IAEA가 권고한 최신 기준을 적용해 안전성 평가와 설비 개선을 했기 때문에 대형 사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