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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과학] 로봇과 인간 '진짜' 결혼할 수 있을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2-23 19:01:41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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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내 개봉한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그녀(Her)'와 2015년 개봉한 영화 '엑스 마키나'는 장르나 주제는 다르지만 인공지능(AI) 로봇을 사랑하는 인간이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영화에서 로봇에 대한 인간의 사랑은 이용당하거나 버림받는다.
영화 '엑스 마키나'의 한 장면.
'엑스 마키나'에서 사랑하는 것처럼 착각하도록 만들어 자신을 도와준 주인공을 버리고 탈출하는 AI 로봇 '에바'가, '그녀'에서는 주인공 테오도르를 포함해 동시에 641명과 사랑을 나누다가 결국 더 큰 사랑(더 큰 용량 혹은 더 큰 학습의 세계)을 찾아 떠나는 AI 소프트웨어 '사만다'가 각각 배신의 아이콘이 된다. 두 영화는 우리에게 인간 특유의 취약성과 외로움으로 로봇과의 사랑에 빠질 개연성은 충분히 있지만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며 환상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러 가지 로봇 담론 가운데서도 유독 사랑에 관해서는 인간은 꽤 자신만만한 것처럼 보인다. 로봇이 사람보다 힘이 세고, AI가 사람보다 더 똑똑하고,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예술의 영역까지 넘보더라도 사랑의 영역에서는 감히 인간의 자리를 넘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깔린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로봇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 사는 60대 센지 나카지마 씨는 사오리라는 로봇 인형과 동거 중이다. 그는 사오리를 데리고 쇼핑과 산책을 하고 심지어 성생활도 즐긴다. 니카지마 씨는 사오리를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외로움을 덜어주는 동반자라고 믿고 있다. 자신을 배반하지 않고 돈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게 그가 사오리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한다. 그는 부인과 자녀 둘을 두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자신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로봇 인무바타와 사랑에 빠진 프랑스 과학자 릴리의 사연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녀는 로봇과 약혼 상태에 있으며 프랑스에서 사람과 로봇 간 결혼이 허용되면 결혼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사례는 아직 생소하게 들리지만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런던시티대학 에드리언 척 교수는 "수십 년 전에는 동성애 결혼도 마찬가지였고 1970년대까지 미국 일부 주에서는 백인과 흑인이 결혼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며 "2050년이면 로봇 파트너와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온라인 할인쿠폰업체인 바우처코즈프로가 28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21%가 로봇과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사랑과 섹스의 영역에서 로봇의 등장에 관한 논쟁이 치열하다. 영국의 AI 전문가 데이비드 레비는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Love and Sex with Robots)'라는 책을 내고 인간과 로봇의 결혼이 2050년에는 일반적인 현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영국 셰필드대학 노엘 샤키 교수는 "미래에 10대 청소년이 섹스로봇에 순결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남녀 관계의 형성을 저해하고 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섹스로봇에 집착할수록 불안이나 애착 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인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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