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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드론에 빠진 캄보디아 초등생 “반 플라사티(내 것도 움직인다)”

부산과기협 시엠립 과학봉사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7-07-20 18:53:4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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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봉사자 작년 2배인 11명
- 촛불 증기선·태양광 진동로봇
- 전기 부족한 현지상황 맞춤수업
- 액체괴물 등 장난감도 만들어

“크놈 팟체 른 칭 먼(내가 더 빨라).” “반 플라사티(내 것도 움직인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 허은영 강사가 쿨렌 트마이 초등학교 운동장 옆에 설치한 수조에서 증기선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13일 캄보디아 시엠립 공항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시골 마을에 있는 쿨렌 트마이 초등학교 운동장. 학생 100여 명은 일제히 고개를 젖힌 채 하늘 위 드론을 눈으로 좇다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자 있는 힘껏 뛰어올랐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과기협)가 준비한 과학봉사 수업의 하나인 드론 수업이었다. 총 8시간 수업 중 1시간을 할애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봉사에도 참가한 강사 이승수 씨는 “지난해 아이들이 드론을 경험하면서 기뻐하던 모습이 떠올라 올해도 드론 장비를 챙겨왔다”고 말했다. 과기협은 지난해에 이어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과학봉사 활동을 펼쳤다. 캄보디아가 열악한 교육여건으로 과학교육을 받기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과기협은 지난해 처음 과학봉사단을 꾸렸으며 5명이던 규모를 올해 11명으로 늘렸다.

   
이승수 강사가 드론을 하늘로 띄우자 아이들과 과기협 봉사단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부산과기협 제공
봉사단은 드론 체험에 앞서 아이들에게 드론이 나는 원리를 설명한 뒤 체험용 드론인 시마드론 2대를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게 했다. 이어 이 씨가 전문가용 드론인 팬텀 4 프로를 하늘에 띄웠다. 함께 수업한 드론 전문가 윤대균 씨는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날씨에 집중해서 드론을 조종하기 어려운데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수업을 잘 마쳤다”며 “체험용 드론을 신기한 듯 다루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비트(13) 군은 “드론을 빠르게 움직여 보고 다른 드론과 부딪치기도 해 재밌었다”며 “부산에서 온 선생님들 덕분에 드론을 날리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수업은 드론뿐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만든 기계를 움직여볼 수 있게 짜여 인기를 끌었다. 퐁퐁 증기선 수업에서는 구리관에 물을 넣고 촛불로 가열하며 앞으로 나아가도록 스티로폼 증기선을 만들었다. 태양광 전지판을 붙여 진동로봇을 만든 아이들은 내리쬐는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로봇을 들고 교실 밖으로 나왔다. 허은영 강사는 “지난해는 체험 교재가 부족해 아이들이 아쉬워했다고 해서 이번에는 수업을 줄이는 대신 깊이를 더하고 교재도 최대한 많이 공수해왔다”고 말했다.

기온이 섭씨 36도 이상 올라가고 높은 습도에 땀이 비 오듯 했지만 과학 수업을 향한 학생들의 열정은 막지 못했다. 수업은 지난 13, 14일 이틀간 하루 4시간씩 진행됐다. 드론 실습을 제외한 대부분 수업은 나무로 지어진 가로 5m 세로 5m 규모의 교실 2곳에서 이뤄졌다. 무더위에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정성이 전해진 덕분인지 첫날 첫 수업 교실마다 30명씩이던 학생은 이틀째 마지막 수업에는 60여 명까지 늘어났다. 학생 3명이 쓰던 책상을 4, 5명이 나눠 쓰고 일부는 자리가 모자라 서거나 교실 밖에서 수업을 들었다. 손자를 데리러 온 클렌 웍(여·58) 씨는 “손자가 수업을 듣고 오더니 과학자가 되겠다고 하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과기협 과학봉사단은 현지 상황에 맞춰 수업을 준비했다. 전기를 사용하기 곤란하자 태양광 진동로봇과 촛불을 이용한 증기선을 만들었다. 마땅한 장난감이 없는 아이를 위해 자외선액세서리, 액체괴물도 만들었다. 아이들은 수업 첫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안녕하세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더니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헤어지면서 다시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외쳐 봉사단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봉사단과 아이들은 포옹을 나눈 뒤 다음 해 만남을 다짐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시엠립=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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