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전자제품이 금속자원
- 휴대전화 1t에 금 400g함유
- 천연 금광석보다 경제성 높아
- 수입대체 효과… 환경오염 감소
# 자원회수 개발 가속도
- 지질자원연, 고속전해기술 완성
- 설치·유지비도 적어 상용화 기대
폐가전제품에서 금을 캔다? 자고 일어나면 신형 전자제품이 나와 종전 제품은 한물간 구형이 되는 시대를 맞아 금속자원을 얻기 위해 더는 땅속 깊은 곳을 파지 않아도 된다. 가정에서 처리하기 곤란해 버려지는 휴대전화, 냉장고, TV, PC, 디지털카메라 등에서 금과 은을 포함한 금속자원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폐 전자제품에서 금속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산업이 ‘도시광산업(Urban Mining)’이다. 1980년 일본에서 처음 도입된 도시광산업은 자원고갈 시대를 맞아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제품 폐기에 따른 중금속 오염, 온실가스 방출 같은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입에 의존하는 금속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수입대체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도시광산의 가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일반 광산의 금광석 1t에서 채취할 수 있는 금의 양은 3g이지만 폐휴대전화 1t(약 1만 대)에서 채취할 수 있는 금은 400g에 이른다고 비교분석했다. 도시광산이 자연광산보다 훨씬 경제적인 셈이다. 폐휴대전화 1t에는 은 3㎏, 주석 13㎏, 니켈 16㎏, 리튬 5㎏이 함유돼 있다. 디지털카메라 1t에서 회수할 수 있는 금과 은의 양은 각각 170g과 490g에 이른다.
우리나라 1인당 금속자원 소비량은 2010년 기준으로 1050㎏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폐전자제품에 함유된 회유금속을 제대로 회수한다면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회수 기술의 관건
도시광산업의 성패는 폐가전제품에 숨어 있는 금속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회수해 경제성을 확보할 것이냐에 달렸다. 지질자원연구원은 자원회수연구센터를 꾸려 폐전자제품에서 유용한 자원을 추출하기 위한 자원회수 기술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전자제품의 전자회로기판(PCB)에 미량의 금이 포함돼 있다. 제조 공정이나 재활용 과정에서 금이 함유된 용액이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폐액·수세수에서 금을 회수하기 위해 ‘전해채취법(Electrowinni
ng)’을 활용한다. 전해채취법은 용액 내 금의 농도가 1만ppm 이상 존재할 때 효과적이다. 50~300ppm 이하의 저농도 금을 함유한 용액은 전기분해할 수 없다.
이에 자원회수연구센터 김수경 박사팀은 금의 용액 내 이동을 촉진해 회수반응을 증가시키는 ‘고속전해기술을 활용한 귀금속 회수시스템’을 개발했다. 김 박사는 3일 “이 기술은 금이 수 백 ppm 이하로 함유된 저농도 폐액·수세수로부터 4시간 만에 고효율(회수율 99% 이상), 고순도(99.9%)의 금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구조가 단순하고 조작이 쉬울 뿐 아니라 설치비와 유지비가 저렴한 게 특징이다.
이 기술은 지난해 11월 ㈜지오머트리얼스에 기술이전돼 폐PCB 스크랩으로부터 금을 회수하는 환원공정에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금을 미량 함유한 폐액·수세수는 2015년 기준으로 700만 t 이상으로 추정된다. 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