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편요금제 도입 대비 선제 조처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무제한 요금제’ 경쟁을 본격화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등이 감소했는 데도 오히려 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홍보 모델들이 KT의 ‘데이터온(ON)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무제한 요금제를 포함한 ‘혁신적인 신규 데이터 요금제’와 로밍 요금제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는 경쟁사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일제히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제 개편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기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정부 인가를 거쳐 이르면 6월 초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T는 전날 ‘데이터온(ON) 요금제’ 3종과 저가 요금 이용자를 위한 ‘LTE 베이직’ 1종 등 총 4종의 신규 요금제를 선보였다. 월 4만9000원에 데이터 3GB를 제공하고 기본 제공량 소진 후에는 최대 1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도록 한 게 주요 골자다.

LG유플러스도 지난 2월 속도와 용량에 제한이 없는 무제한 요금제(월 8만8000원)를 출시했고, 지난달 28일에는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로밍 요금제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의 자율적 요금제 개편이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꺼려하는 이동통신사들이 (보편요금제 도입에 앞서) 자발적으로 요금 인하에 나선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한편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11일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다. 현재 법제처 심사를 받고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