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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미래 R&D에 달렸다 <4> 전문가 대담

“IoT·AI 입은 해양신산업 육성 … 부산경제 돌파구 바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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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18년 6월20일

◇ 장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실 인근 해안 산책로

◇ 대담자(가나다 순)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민철구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


# 김웅서 원장

- 이안류 예보 등 삶의 질 높이는 해양과학 R&D 투자 늘려야
- 동삼동 해양클러스터 집중 양성
- 산학연 선순환 구조 조성 기대

# 민철구 원장

- 연구개발 예산 2조 원 확대해 스마트선박 등 제조업 키워야
- 조선기자재 위기 극복에 도움
- 북러 신북방 시장개척도 필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잘 나가던 부산 경제가 추락한 것은 경제여건 변화 속에서 산업구조 개편과 신산업 창출에 실패하고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부산이 초연결성과 초지능화라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살려 바다의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기존 전략산업과 해양산업을 잘 엮으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제신문은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과 민철구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 원장을 초청해 부산의 미래에 관한 해법을 모색하는 대담을 마련했다.
   
민철구(왼쪽)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과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이 지난 20일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 해안 산책로에서 4차 산업혁명 속 부산의 미래를 모색하는 대화를 하고 있다. 뒤쪽으로 부산항 북항에 정박 중인 컨테이너 선박들이 보인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부산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침체를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나?

▶김웅서= 부산의 상황이 카메라 업계의 코닥과 비슷하다. 코닥은 세계 최초로 롤 필름을 개발해 필름 카메라와 카메라 롤 필름 업계를 주름잡았다. 디지털카메라 개발을 주도하고도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해 2012년 1월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반면 코닥에 밀리던 약자 후지필름은 변신에 성공해 미국의 제록스를 삼켰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법이다. 앨빈 토플러를 비롯한 미래 학자들은 바다가 인류 미래의 프런티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부산이 해양수도를 지향하며 해양과학기술 R&D에 투자하고 해양 관련 신산업을 창출하면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바다와 해양 관련 R&D에 부산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철구= 부산의 경제·사회 지표를 보면 부산의 위상 변화를 알 수 있다. 1980년대 부산의 인구와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비중은 각각 8.8%와 9%였으나 2016년에는 6.9%와 4.9%로 떨어졌다. 인구가 줄어드는 데 비해 GRDP는 훨씬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우선 현재 GRDP 대비 1.6%(1조2000억 원)에 그친 R&D 투자를 2022년까지 2조 원으로 늘려야 한다. 기존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서비스산업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복합을 통해 혁신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해양·바이오헬스케어·관광·영상콘텐츠산업을 신산업으로 발굴·육성해야 한다.


-부산의 기존 전략산업과 바다를 어떻게 융복합할 수 있나?

▶김웅서= 그동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바다로 눈을 돌리면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분야가 많다. KIOST가 운용하는 정지궤도 위성을 활용하면 1시간 간격으로 북극해나 베링해 해빙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심지어 쓰레기를 바다에 무단 투기하는 선박까지 잡아낼 수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이안류( 離岸流·역파도) 동향을 파악해 경고하면 해수욕객이 안전하게 대피한 뒤 피서를 즐길 수 있다. 해류 패턴을 분석하면 해수욕장 모래 침식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중 로봇은 수중 구조물을 설치하고 이상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민철구= BISTEP이 부산시민 1000명과 전문가 200명에게 부산을 먹여 살릴 미래 9대 신산업을 물어봤더니 연안환경·에너지, 스마트 물류 등 바다와 관련된 산업이 2개 나왔다. 기존 부산시 5대 전략산업은 물론 9대 신산업 모두 해양산업이 포함됐다. 기존 해양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결합해 e-내비게이션, 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선박 제조산업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해양산업을 의료·헬스케어·관광산업과 잘 버무려 크루즈의료관광, 탈라소테라피(Thalassotherapy·해수요법) 같은 해양치유관광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선거 슬로건으로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와 부산의 해양과학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해양수도가 되기 위해 해양과학기술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김웅서= 우리나라의 해양과학기술은 현재 세계 10위권이다. 원장 임기 동안 세계 5위를 목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KIOST가 지난해 말 경기 안산에서 부산으로 이전했으므로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부산 과학기술’이다. 우리가 개발한 해양과학기술을 산업화해 부산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해양수산기업협회(회장 김홍선)와 부산 기업인을 만나고 있고, 가칭 ‘기술복덕방’을 원내에 마련해 기술과 기업을 연결시키려고 한다.

영도 동삼혁신지구 KIOST 인근에 기업이 입주하면 명실상부한 해양 산학연 클러스터가 조성돼 해양과학기술과 산업화 간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 청사 옆에 해양과학기술 분야 중소 벤처기업, 중견기업·대기업 부설 연구소, 스타트업 및 예비창업자 지원시설, 공용 장비를 모아 KIOST의 우수 기술·인력·장비와 연계해 해양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스템(STEM) 빌리지’를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걱정이다. 부산시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민철구= 해양과학기술에 대한 R&D 투자 확대와 민간·공공 간 R&D 협력체계 구축이 해양수도 건설의 관건이다. 이참에 한국해양대, KIOST,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국립해양조사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국립해양박물관, 한진중공업 같은 해양 관련 기관이 몰린 영도구를 중국 칭다오 블루실리콘밸리처럼 세계적인 해양 신산업 특화단지로 리모델링하자.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과 김철훈 영도구청장 당선인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동삼혁신지구 해양클러스터 기관들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도 뒤따라야 한다.

▶김웅서= 동삼혁신지구 해양클러스터 기관장 협의회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해양정보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고민하고 있다.


-조선 및 해운경기 불황으로 부산의 주력산업인 조선기자재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개할 복안이 있나?

▶민철구= R&D 투자에 기반해 조선 및 기자재산업을 새로운 산업으로 재편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과 융합해 LNG 벙커링선,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선, 쇄빙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는 데 R&D 투자를 늘려야 한다. 체질을 개선하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따라 북한, 러시아는 물론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신북방 및 신남방 시장을 개척할 필요도 있다.

▶김웅서= 현재의 조선업 불황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선박 건조 톤수 1등에 집착해 저가수주경쟁에 목을 매고 고부가가치선 개발을 등한시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선박 수주를 많이 하는 것보다 얼마나 수익을 내느냐가 중요하다. 세계 조선업계의 생태계가 환경 친화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고부가가치 환경친화적 선박 건조와 선박평형수 처리 기술 등을 선점하면 머지않아 한국 조선 및 기자재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NI) 3만 불 시대에 대비해 크루즈선, 요트 같은 해양레저 선박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진행·정리=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공동기획: 국제신문·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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