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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과학] 착시효과로 교통사고 줄인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9-13 18:40:1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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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최모(33)씨는 최근 경북에 위치한 모 대학교 캠퍼스를 지나가다가 깜짝 놀랐다. 이전에는 못 보던 기둥이 도로 위에 여러 개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량 속도를 늦추며 천천히 다가가 보니 실제 기둥이 아니라 도로 바닥에 그려진 횡단보도 표시였음을 알게 됐다. 기둥처럼 보인 이유는 이 표시가 입체감을 살려 그려서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곳을 지나던 한 교직원은 “원래 이곳은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였는데 실물처럼 보이는 3D 횡단보도를 표시하고 나서 사고 건수가 확 줄었다”고 설명했다.
   
착시 효과를 일으켜 운전자의 서행을 유도하는 3D 횡단보도.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예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언론을 통해 캠페인을 벌이거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안전장치를 설치해야만 가능한 줄 알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통사고 예방이 전 세계 공통 이슈이다 보니 최근에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국가별로 공유해 자국의 여건에 맞게끔 적용하고 있다.

교통안전 아이디어와 관련된 대표 사례로는 앞서 예를 든 ‘3D 횡단보도’. 기둥이 공중에 마치 떠 있는 것처럼 보여 일명 ‘공중부양 횡단보도’로도 불리는 3D 횡단보도는 캐나다와 프랑스 등 여러 교통 선진국에서 이미 도입했던 아이디어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횡단보도가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착시 효과를 내므로 운전자는 서행하거나 멈추게 된다.

3D 횡단보도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아이디어라면 ‘바닥 신호등’은 ‘스몸비족’을 위한 교통안전 아이디어다. 스몸비(smombie)란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서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봐 각종 사고를 당하거나 일으키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개를 숙인 채 길을 걷다 보니 신호등 같은 교통안전판을 인지하지 못해 각종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스몸비족이 유일하게 인지할 수 있는 바닥에 LED 등을 설치해 도로가 안전한지를 파악하게 한 것이 ‘바닥 신호등’의 아이디어다. 바닥 신호등은 현재 싱가포르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 활용되고 있지만 홍보가 제대로 안 됐거나 잘 몰라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아이디어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그재그 차선’과 ‘X자형 횡단보도’. 운전하다 보면 지그재그식으로 그려진 차선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일단 속도를 줄이라는 의미로 알려졌지만 정식 의미는 어린이 보호구역 안 횡단보도 예고 표시다.

X자형 횡단보도는 국내 사거리에 주로 설치된 네모형 교차로에 대각선 모양의 횡단보도를 추가한 것을 말한다. 신호등 신호가 바뀌면 모든 차량 통행이 일시 정지함으로써 보행자가 어느 방향으로든지 건너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X자형 횡단보도는 1940년대에 미국과 캐나다에 처음 등장했다.

도로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에게 직접 적용해 효과를 보는 아이디어도 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어르신에게 자체 제작한 모자인 ‘시니어 캡’을 배부하고 있다. 이 모자는 빨간색으로 시인성이 높고 야광 띠도 둘려 있다. 또 경남도교육청은 초등학생에게 배포한 ‘가방 안전덮개’로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가방 안전덮개는 형광으로 만들어져 운전자 눈에 쉽게 띄고 스쿨존 속도제한을 알리는 숫자 ‘30’을 표시해 서행을 유도한다. 이 덮개는 지난해 대한민국 안전기술대상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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